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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금리 부담 커진 증시…반도체, 이번에도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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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초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급락…수출·이익 전망·AI 수요는 견조
FOMC 앞두고 금리 인상 경계 지속…증권가 "상대적 강세 가능성"

(사진=연합)
(사진=연합)

국제유가가 다시 뛰고 미국의 금리 인상 경계감까지 커지면서 반도체 대형주가 장 초반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다만 수출과 이익 전망, 인공지능(AI)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반도체의 상대적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2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4.17포인트(3.24%) 내린 6685.74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3.47% 내린 25만500원, SK하이닉스는 5.35% 하락한 171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중동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경계가 동시에 커지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성장주에 매도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8월 일평균 원유 생산량은 전월보다 190만배럴 감소한 624만배럴을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량도 320만배럴로 1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각각 배럴당 103달러, 109달러까지 올랐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하며 금리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4.97%, 5.38%까지 상승했다. 미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성장주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오는 15~16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상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수급도 아직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삼성전자에 대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조4586억원, 1조6679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조5193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에서는 개인이 8조647억원, 외국인이 1조4749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2602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펀더멘털 지표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164억8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1% 증가해 1~10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47.1%로 전년 동기보다 23.9%포인트 높아졌다.

AI 수요와 반도체 이익 전망도 견조하다. 미국 대형 IT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과 높은 AI 컴퓨팅 수요를 바탕으로 미국과 국내 반도체 기업의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치는 굳건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된 올해 3월부터 5월19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IT하드웨어는 82%, 반도체는 40%, IT가전은 2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도 IT 비중이 높은 시가총액 가중 S&P500지수가 동일가중지수 대비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

AI 투자 확대가 메모리 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모델 간 성능 경쟁이 심화될수록 이용자와 사용 빈도가 늘면서 추론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메모리는 수요 증가 속도에 비해 생산능력 확대와 수율 개선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급이 빠듯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활용 방식의 변화도 메모리 수요 확대를 뒷받침한다. 한화투자증권은 AI가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발전하면서 메모리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챗봇은 질문에 답하면 작업이 끝나지만 AI 에이전트는 정보 검색과 프로그램 실행, 결과 확인, 오류 수정 등을 업무가 끝날 때까지 반복한다.

작업 시간이 길어지고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실행될수록 참고자료와 중간 결과 등을 저장하는 임시 데이터도 늘어나면서 HBM뿐 아니라 서버 D램과 기업용 SSD까지 수요가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I가 수행하는 업무의 수와 길이, 동시에 실행되는 에이전트, 에이전트가 참고하는 컨텍스트가 서로 곱해지면서 메모리 수요의 증가 속도는 기존 예상보다 비약적으로 가팔라질 수 있다"며 "HBM을 시작으로 서버 D램과 기업용 SSD까지 수요가 확산되며, AI 에이전트는 메모리 산업에 새로운 대규모 수요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주가가 상반기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를 다시 보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 산업의 재평가 기대가 약해진 데다 수급 부담이 남아 있고, 주요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재가속에 대한 우려도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고유가·고금리로 증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견조한 이익 전망을 유지하는 반도체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이란, 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 여타 부문의 매력도 하락이라는 동력으로 반도체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과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의 올해·내년 이익 전망치는 굳건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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