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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끌어올린 성장…지역 제조업·가계에는 더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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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출 52.9% 늘 때 대구경북은 16% 증가
지역 수출 비중 6.7%→5.1%…경기·충남에 절반 집중
고용·소비 회복은 완만…반도체 밖 성장 기반 넓혀야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6월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도 확대됐다. 사진은 이날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성장의 온기는 지역 제조업과 가계에 고르게 퍼지지 않고 있다. 수출 증가세와 달리 제조업 일자리는 줄고 내수 회복도 더디다. 대구경북 역시 수출이 늘었지만 전국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치면서 국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다른 산업으로 성장의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수출 52.9% 늘었지만…대구경북은 16% 증가

한국무역협회 K-stat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수출액은 6천935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구는 66억2천500만달러로 11.6%, 경북은 288억6천400만달러로 17.1% 늘었다.

대구경북 합산 수출액은 354억8천900만달러다. 지역별 수출액과 증가율을 바탕으로 역산한 합산 증가율은 약 16.0%로 전국 증가율과 큰 격차를 보였다. 전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 약 6.7%에서 올해 5.1%로 낮아졌다. 지역 수출이 회복되고 있지만 국가 전체의 수출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반도체 생산거점이 자리한 경기와 충남의 흐름은 다르다. 경기 수출은 2천311억6천400만달러로 108.8%, 충남은 1천405억2천200만달러로 140.0% 증가했다. 두 지역의 수출액을 합하면 전국의 53.6%에 달한다. 수출 호황의 성과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면서 국가 경제지표와 지역 산업계의 체감경기 사이에도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 산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종은 사실상 불황에 가깝다. 금리 인상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 여파로 기업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장률과 가계 살림 사이…고용·소득 확산은 더뎌

반도체 중심 성장의 한계는 고용과 소비에서도 나타난다.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와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생산과 수출이 빠르게 늘더라도 그에 비례해 일자리가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 수출 실적 개선이 제조업 전반의 고용 회복이나 가계의 소비 여력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와 제약이 따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고용 유발효과가 낮은 반도체 관련 부문에 경제성장이 집중되면서 높은 성장세가 고용 여건의 뚜렷한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업 부진과 비반도체 제조업의 낮은 성장세가 관련 업종의 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득 증가의 효과도 고르게 나타나지 않았다. KDI는 반도체 판매 호조에 힘입어 국내총소득 증가율이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지만, 소득 증가가 반도체 관련 부문에 집중돼 민간소비 개선은 비교적 완만하다고 평가했다.

20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431만8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3만1천원) 올랐지만, 반도체와 비반도체 업종 양극화는 뚜렷했다.

업종별로 반도체 제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업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943만4천원으로 23.1% 올랐지만, 전자·통신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 평균은 418만7천원으로 임금 인상률이 2.2%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경쟁력을 지키는 동시에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허문구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 등이 호조를 보이는 데는 일종의 착시효과가 있다"며 "우리나라 반도체는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여서 경기 변화에 따른 부침이 클 수밖에 없는 만큼 다른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주력 산업의 침체가 깊은 대구경북은 새로운 돌파구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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