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화제가 된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에서도 아들을 의대에 보내기 위해 ADHD 치료제를 강요하는 학부모의 사례가 나와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일반 학생들이 ADHD 치료제를 오남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학군지 중심 해마다 처방량 급증
최근 몇 년 새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ADHD 치료제 처방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19세 ADHD 치료제 처방 인원은 9만8천682명에 달했다. 지난해 한 해 처방 인원인 10만6천997명의 약 92.2%에 해당하는 규모다.
10~19세 ADHD 치료제 처방 인원은 ▷2022년 4만7천447명 ▷2023년 6만3천346명 ▷2024년 8만3천577명 ▷2025년 10만6천997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해지고 과잉행동이나 충동성 등을 보이는 정신질환이다. 대표적인 ADHD 치료제인 콘서타(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활동을 증가시켜 복용 환자의 집중·조절 기능을 높여준다.
특히 시·군·구별 ADHD 치료제 처방량은 서울 강남구,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구 수성구, 서울 서초구 순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열기가 높고 입시 경쟁이 치열한 이른바 '학군지'에 처방이 집중된 것이다. 대구 수성구의 10대 처방량은 2020년 34만1천7개로 전국 7위였지만, 2024년에는 87만9천159개로 4위까지 올라 2.6배 증가했다.
ADHD 치료제는 원칙적으로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지만, 온라인을 통한 불법 유통도 횡행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능 직전 적발한 온라인상 ADHD 치료제 불법 판매 게시물은 2022년 33건, 2023년 200건, 2024년 711건, 2025년 728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적발된 게시물 수만으로 실제 유통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만큼 불법 유통이 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 5월과 8월 특별 점검으로 ADHD 치료제 관련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 게시물 1천733건을 적발했다"며 "의사의 처방 없이 온라인에서 약을 구매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약을 복용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무분별한 오남용 부작용 주의해야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면서 교육 현장에서도 ADHD 치료제를 찾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고 있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 씨는 "최근 수능을 앞두고 아이가 공부에 너무 집중하지 못해 ADHD 치료제를 고민해 본 적이 있다"며 "주위에서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가 자꾸 들리다 보니 우리 아이만 약을 쓰지 않으면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도 "ADHD 치료제를 먹으면 집중력이 얼마나 달라지나요?", "병원 검사에서 일부러 ADHD 판정을 받게 할 수 있나요?", "집중이 안 돼서 ADHD 치료제를 먹어보고 싶은데 특정 대학 지원에 불이익이 있다고 해서 고민되네요", "ADHD 치료제를 잘 처방해 주는 병원을 추천해 주세요" 등 복용과 관련한 질문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미 ADHD 치료제를 복용 중인 수험생들은 자신이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와 용량을 공유하기도 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추가 약물 복용을 권유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치료 목적을 벗어난 ADHD 치료제 오남용은 성적 향상 등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 어려우며, 오히려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승현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하는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마음먹고 거짓말을 하면 진위를 가리기 쉽지 않다"면서도 "ADHD가 아닌 경우에는 약을 먹어도 큰 효과가 없기 때문에 성적 향상 등 기대하는 바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DHD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두통, 두근거림, 식욕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청소년기에는 성장을 위해 잘 먹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오남용 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스스로 증상을 의심하거나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면밀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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