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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추모런'부터 기안84 '교통 불만'까지…잘나가던 러닝 열풍에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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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레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2026 서울레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서울레이스에 참가했다 사망한 러너를 기리기 위해 달린 뒤 운동 기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일부 러너들을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마라톤 대회 도중 숨진 고인을 추모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행동이지만, 달리기 거리와 시간을 인증하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논란의 배경에는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2026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이자 러닝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던 20대 유모 씨는 당시 결승선을 약 500m 앞두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고인은 KAIST 대학원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연구하면서 마라톤 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와 달리기를 병행하며 러닝 인플루언서로 활동한 고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온라인에서는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이후 일부 러너들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직접 달리고, 자신의 운동 기록에 '추모런'이나 '애도런'이라는 이름을 붙여 SNS에 게시했다. 고인을 기억하는 마음을 달리기로 표현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달린 거리와 소요 시간까지 공개한 게시물이 확산하면서 추모 방식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

한 네티즌은 A씨는 평소 유씨를 응원해 왔다며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란다는 추모 메시지와 함께 10㎞를 달린 기록을 공개하고 이를 '추모런'이라고 표현했다.

또 다른 러너 B씨는 고인이 완주하지 못한 마지막 구간을 대신 달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B씨는 "남은 500m 우리가 마저 뛰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러너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을 느끼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25.01㎞를 2시간29분 동안 달린 기록을 게시했다.

이 같은 게시물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추모의 의미보다 운동 기록을 공개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다가 숨진 사람을 기리겠다며 다시 달리기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추모를 명분으로 자신의 운동 성과를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고인을 기리는 마음으로 달리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를 굳이 게시하면 추모의 의미가 퇴색된다", "애도마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 된 것 같다" 등의 반응이었다.

반면 추모 방식만을 근거로 참여자들의 진심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나왔다. 개인마다 고인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는 만큼, 달리기를 통해 추모의 뜻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단지 고인을 생각하며 달렸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추모 방식이 낯설다는 이유만으로 진정성까지 의심할 수는 없다"며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러닝을 둘러싼 논란은 추모 방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달리기 인구가 늘고 마라톤 대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대회 운영에 따른 교통 통제와 시민 불편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도 최근 서울에서 열리는 러닝 대회가 지나치게 많다며 주말 교통 혼잡을 지적했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올라온 영상에서 기안84는 함께 달리기를 즐기는 배우 권화운의 집을 방문해 대화를 나눴다. 기안84는 권화운에 대해 "연예계 달리기 1등으로 최근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며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러닝 대회와 서울 도심의 교통 상황으로 이어졌다.

기안84는 "서울에서 (러닝 대회를) 너무 많이 하니까 주말에 길이 막히더라"며 대회 개최에 따른 교통 불편을 언급했다. 러닝 대회가 반복되면서 시민들이 달리기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권화운은 당시 러닝 대회가 동시에 세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안84는 "(러닝 대회 때문에) 길을 다 틀어막아 놨다"라고 토로했다. 권화운은 "진짜 메이저만 하고 하나에 몰빵을 하면 (어떨까)"라며 대회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현상을 지적했다.

실제로 전국 마라톤 대회는 최근 수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마라톤 대회는 2020년 19개에서 2021년 49개, 2022년 142개, 2023년 205개로 늘었다. 2024년에는 254개 대회가 열렸으며 참가 인원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대회 일정 집계 사이트 코리아마라톤에 따르면 2025년 전국에서 개최 예정으로 집계된 대회는 총 369개였다. 서울에서만 120개가 집계됐다. 러닝 열풍과 함께 대회가 늘어나면서 서울 주요 도로의 교통 통제에 따른 불편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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