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24일 국제유가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요인이 주도한 물가 불안에 소비와 투자 확대로 인한 수요 압력까지 가세할 수 있다며 보고서를 통해 경고했다. 앞서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9% 올라 한국은행 목표 2%를 웃돌았고, 생산자물가는 7.7%나 올랐다. 석유·화학제품 등 중간재 가격 상승이 누적(累積)되면서 생산비 부담이 소비자가격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커졌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물가상승률도 목표치를 웃돌고, 2028년에야 2% 수준에 가까워진다고 전망했다. 공급 충격에 수요 압력까지 커진다면 고물가가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다.
가계의 버틸 여력(餘力)은 바닥나고 있다. 올해 1~7월 실질임금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3분기 임시·일용근로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9만5천 명 감소한 572만7천 명으로, 3분기 기준 31년 만에 최소다. 소득 기반마저 불안한 가계에 추가 물가 상승은 생계를 위협하는 충격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3.50~3.75%까지 오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생활비는 오르고 실질소득 증가는 미미한데 이자 부담까지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로 소비자가격을 억제하고 있지만 7개월 넘게 이어지며 재정 부담 역시 눈덩이처럼 쌓였다. 정부가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해 올해 편성한 예비비 4조2천억원에 내년도 예산안 1조4천497억원까지 더하면 5조6천억원이 넘는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재정 부담과 휘발유 소비 증가 우려를 고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정부도 정책 한계를 안다는 얘기다. 그런데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가격 통제(統制)를 끝내기도 어려워졌다. 이재명 정부의 비상 물가 조치는 장기적 재정 부담으로 굳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의 물가 충격을 미래 세금 부담으로 넘기는 방식으로는 고금리 부담 속에 고물가의 악순환을 결코 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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