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3시간이나 늦게 출발한 데다 부산이 아닌 인천으로 갔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어쩌죠?"
지난 16일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이 무더기로 지연돼 국민 수만 명이 불편을 겪은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전용기의 늦은 이륙이 연쇄적인 운항 차질을 키웠다는 지적과 함께, 이 대통령이 당초 제주에서 2박 3일간 골프 일정을 추진했다는 의혹(매일신문 10월 18일·21일 단독보도)까지 제기됐지만 정부가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당일 제주공항에서는 전체 512편 가운데 237편이 지연됐다. 지연 항공편 이용객은 4만4천명을 넘었다. 김포·김해공항으로 향하던 항공편 10편은 목적지를 인천공항으로 바꿨다. 누군가는 귀가 시간을, 누군가는 다음 날 출근과 생업을 걱정하며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던 시간들일 것이다.
국민적 피해에도 정부는 말을 바꿔가며 사태를 축소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지난 19일 '전용기 늦장 이륙이 연쇄 지연 사태를 불러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던 국토교통부는 22일 국정감사장에선 "(대통령 전용기 운항이) 일부 영향이 있었다"고 하더니, 다음날엔 홍지선 장관이 직접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는 국회와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닫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는 왜 예정된 시각보다 53분 늦게 이륙했으며. 변경된 일정에 맞춘 대응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국민들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제주 체류계획을 둘러싼 궁금증도 남아있다. 공식 행사장과 떨어진 골프장 밀집지역에 사흘에 걸친 공역통제가 요청됐고, 18일 귀환하는 전용기 운항계획까지 등록됐다. 두 계획은 부천 화재사고 발생 후 8시간이 넘어서야 함께 취소됐다.
국가 의전서열 1위인 대통령 경호를 위한 조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한 국민의 불편까지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정부가 약속한 재발 방지는 정확한 원인 규명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관련 취재를 이어가던 중 국토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대통령님이 지역을 왔다 가시는데 (항공기 지연 등) 10여 분 통제한 게 그렇게 문제가 있을만한 건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런 사고방식이라면 앞으로 대통령 일정과는 겹치지 않는 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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