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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거래대금 40% 넘는데…애프터마켓 확대는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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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거래대금 비중 43% 불구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선 제외
시간외단일가 폐지로 ETF·ETN 개인투자자 매매 기회 축소
당국 신중론·LP 부담에 거래 확대 지연…도입 일정 불투명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국내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가 전체 거래대금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지만, 정규장 이후 거래를 허용하는 애프터마켓 확대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주식 거래시간을 늘렸지만 ETF는 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기존 시간외 거래 제도까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의 매매 선택권이 오히려 좁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전체 증시 거래에서 ETF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3%로 집계됐다. ETF가 단순한 분산투자 수단을 넘어 국내 증시의 주요 거래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규장 이후 거래 환경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증시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정규장 이후에도 ETF를 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거래시간 연장에도 ETF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 개선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한국거래소는 앞서 지난달 애프터마켓을 개설해 국내 주식 거래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했다. 정규장 종료 이후에도 개별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거래 기회를 넓혔지만, 거래 대상은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으로 한정됐다.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애프터마켓에서 거래할 수 없어 거래시간 확대의 혜택에서 비켜나 있다.

이에 ETF 투자자에게는 거래시간 확대의 혜택이 온전히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프터마켓 도입 과정에서 기존 오후 4~6시 시간외단일가매매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개별 주식은 거래 가능 시간이 늘어난 반면 ETF·ETN은 해당 시간대의 매매 수단이 사라져 정규장 종료 후 거래 공백이 발생한 셈이다.

실제로 현재 ETF는 오후 3시 40분부터 4시까지 시간외종가매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일반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으로 자유롭게 주문을 내고 체결을 기다리는 방식의 거래가 어렵다.

거래소가 시간외대량매매의 최소 거래 수량을 500주에서 1주로 낮추는 보완책을 마련했지만, 개인투자자의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시간외대량매매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거래 조건을 맞춘 뒤 양쪽에서 주문을 내야 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문을 내고 상대방을 기다리는 시간외단일가매매와는 성격이 다르다. 제도상 거래 문턱이 낮아졌더라도 개인투자자가 실질적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거래소도 ETF 거래 확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거래소는 애프터마켓 도입 당시 ETF·ETN을 거래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변동성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최종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 시장 관리 체계를 정비한 뒤 ETF·ETN까지 거래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아직 뚜렷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과의 협의도 변수다. ETF를 애프터마켓에 포함하려면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가격 변동 위험과 투자자 보호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개인투자자의 손실과 상품 변동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시장 확대보다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거래시간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이 상품 위험 관리 문제와 맞물리면서 논의가 진척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ETF 거래시간을 늘리려면 거래소의 허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ETF의 시장 가격이 순자산가치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는 유동성공급자(LP)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규장 종료 이후에는 ETF의 기초자산 가운데 일부가 거래되지 않을 수 있어 적정 가격을 산출하고 호가를 유지하는 부담이 커진다. 이 경우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에는 제한된 주문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거나 시장 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의 괴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증권사 내부의 운영 여건도 걸림돌로 꼽힌다.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를 비롯한 주문·체결 시스템을 추가로 정비해야 하고, 거래 이후의 결제와 전산 처리 업무도 연장된 시간에 맞춰 운영해야 한다.

LP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 인력의 근무시간과 야간 대응 체계까지 고려하면 관련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거래시간 확대에 따른 수익 기회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는 불확실한 반면, 운영 부담은 구체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거래소는 애프터마켓의 안정적인 운영을 기반으로 거래시간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7년 말까지 정규장과 시간외시장을 연결하는 단일 보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규장 개장 전 프리마켓을 도입해 거래시간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거래시간 확대의 큰 틀을 마련하는 것과 ETF·ETN의 실제 거래 허용은 별개의 과제다. ETF 거래를 재개하려면 당국과의 협의뿐 아니라 LP 운영 기준, 가격 변동성 관리, 증권사 전산 체계 등 여러 조건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시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 수요가 큰 상품까지 거래 대상에 포함해야 시장 확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ETF 거래 허용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과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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