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육군은 두 건의 전략 및 작전관련 문서를 발표했다. 하나는 '미국 육군의 방위각'(方位角 The Army Azimuth)이라는 2페이지 분량의 짧은 전략 지침으로 지난 8월 19일 미 육군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다른 하나는 지난 10월 12일 발간된 것으로 '육군은 어떻게 싸우는가'(How the Army Fights)라는 46페이지짜리 보고서인데 두 문건 모두 미국 육군 부참모총장(Vice Chief of Staff of the Army)인 크리스토퍼 C. 라네브(Christopher C. LaNeve) 육군 대장의 명의로 발표됐다.
2차 대전 이후 미국군의 주력은 점차 육군으로부터 해군과 공군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베트남 전쟁에서 패전한 이후 미국은 지상군보다는 해군과 공군력에 크게 의존하기 시작했고 걸프전쟁, 이라크 전쟁, 그리고 최근 이란전쟁 등은 해군과 공군력만으로도 웬만한 적국을 물리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했다.
물론 이 같은 견해가 모든 전문가들의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미국 최고의 국제정치학자로서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 장교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 시카고 대학 교수인 죤 J. 미어샤이머 박사는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이라는 명저의 한 장 제목을 "육군력의 우위"(Primacy of Landpower)라고 부쳤을 정도로 미국 국방부의 해군과 공군력 강조를 비판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오로지 육군만이 적국을 신속하게 파괴할 수 있는 군사력이기 때문에 육군은 해군 및 공군력을 압도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더 나아가 국가의 공격 잠재력은 주로 육군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며 한나라가 군사적으로 강대국이냐의 여부는 그 나라 육군의 규모에 의거해서 평가돼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육군 방위각'은 미국의 국가 대전략, 즉 미국이 가장 우선적으로 상대해야 할 가상 적국을 수정주의 국가, 불량국가, 그리고 미국과 힘이 맞먹는 동급의 국가로 분류한다. 이란, 북한, 중국 등이 세 가지 범주에 속하는 나라들인데 이 지침은 특히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과의 싸움은 엄청난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전쟁이며, 미국 본토도 결코 성역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제함과 동시에 중국과의 전쟁에 참전하게 될 통합군(육해공군과 해병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이 될 군사력은 지상군(육군과 해병대)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미국에서 나온 비상식량을 준비하라는 보도, 미국군이 전사자를 매장하는 훈련을 실시했다는 보도 등은 모두 이 전략 지침이 상정하는 중국과의 전쟁 때문에 유발된 것이다.
'육군은 어떻게 싸우는가'라는 보고서는 육군 방위각에서 상정한 전략을 어떻게 수행할 것이냐에 관한 작전 지침들을 기술하고 있는 전쟁 교범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교범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전략은 미국이 상정한 일본, 대만, 필리핀, 보르네오 섬을 연결하는 제1 도련선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고 격퇴한다는 소위 A2AD(접근 방지, 지역 거부 Anti Access, Area Denial) 전략이었으며 이를 위해 중국은 각종 무기들을 개발 배치했고 그 결과 서태평양 지역에서 전략 균형은 중국에게 유리하게 변했다 고 분석한다.
동 보고서는 미국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A2AD 전략을 격파하기 위해 MDO(다영역 작전 Multi Domain Operation) 개념을 개발했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MDTF(다영역 전투부대)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미국 육군은 소련 붕괴 후 없앴던 사단을 다시 복구하고 사단 아래의 여단 규모를 축소했지만 전투력을 대폭 증강 시킨 부대로 재편했다. 미국 육군의 각종 소규모 부대들은 모두 공격력과 기동성이 대폭 증강됐다.
'육군은 어떻게 싸우는가' 교범은 미국이 최근 경험한 현대전들로부터 얻은 교훈에 의거 미국은 "전진 배치된 병력과 장비를 유지해야만 하고,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정기적으로 훈련해야 하며, 작전 및 기동에 능숙한 부대를 중국에 가장 가까운 곳들에 배치해야 한다" 고 주장한다.
이 교범은 우리(미국)는 중국인민해방군 즉 우리를 추격하는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 훈련시키며,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한다.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을 지상전으로 치를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반도, 일본을 결정적으로 중요한 전략 거점으로 삼는다. 한반도에서 벌어질 전쟁을 중국과 싸울 세계 대전급 전쟁으로 생각하고 대비하는 미국은 한국의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 요구를 '지금은 들어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춘근(국제정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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