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특검은 4일 6·3지방선거 투표록을 위·변조한 혐의로 중앙선관위 등을 압수수색했다. 투표록(投票錄)은 투표지 관리·교부 및 투표 상황 등을 기록한 공문서로서, 일단 작성하면 당선인 임기 종료 때까지 보존해야 하는 중요 공문서이다. 충격적인 것은 중앙선관위가 투표록 조작(造作)이라는 국기문란적 범죄를 직접 지시했다는 점이다.
또 '무번호 투표용지'가 140여 곳의 투표소에 배포돼 실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는 일련번호가 인쇄돼 있어야 한다. 선관위가 '불법 투표용지'를 무단 사용한 셈이다. 이쯤되면 선관위는 거대한 범죄 조직(犯罪組織)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아니나 다를까 선관위 특검은 이날 또 '459억원대 사전투표지 발급기 사업' 비리(非理) 혐의로 중앙선관위와 제작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중앙선관위는 사업계획을 특정업체에 사전 유출했을 뿐만 아니라, 성능평가 이후 발급기를 임의 개조한 것을 묵인했으며, 소모품의 독점 공급 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 지침까지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 규모의 투표록 조작은 선관위 최고위직이 아니면 감히 시도할 수 없는 범죄이다. 수백억원대 입찰 비리 역시 실무자 몇몇의 짓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규모 부정채용 논란을 샀던 선관위는 이달 초 공명선거추진활동비 부당지급 의혹 등으로 중앙선관위원장실을 비롯한 18개 부서가 동시다발로 압수수색 당하는 수모(受侮)를 겪었다.
각종 비리·범죄는 마구 저질렀지만 결코 부정선거(不正選擧)만은 하지 않았다고 우긴다고 해서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은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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