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이 8-7이 됐다. 이긴 감독도, 진 감독도 경기 뒤 고개를 숙였다.
KT 위즈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8-7로 꺾었다.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는 홈런 3방을 앞세워 8점 차까지 달아났으나, 경기 후반 불펜이 흔들리며 1점 차 진땀승을 거뒀다. 6회까지 0-8로 끌려가던 삼성은 7회에만 5점, 8회에 2점을 뽑아내며 KT 필승조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으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서 두 사령탑은 나란히 마운드 운용 실책을 먼저 꺼냈다. 승장과 패장 모두 투수 교체 타이밍을 두고 자책했다.
패장 삼성 박진만 감독은 초반 대량 실점의 발단이 된 선발 최원태의 강판 타이밍을 뼈아프게 돌아봤다. 이날 선발 등판한 최원태는 2이닝 5피안타(1홈런) 3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3회 안현민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은 것이 결정타였다. 박 감독은 "오늘 초반에 내가 교체 타이밍을 좀 놓쳤던 것 같다. 그 부분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강판 시점에 대해서는 더 구체적으로 자책했다. "3-0 상황 안현민 타석 때 바꿨어야 했다. 경기 초반이었는데 거기서 투런 홈런을 맞으면서 초반 기세에 많이 밀렸던 것 같다. 교체 타이밍을 한 발 더 빨리 가져갔어야 했는데 후회가 남는 경기였다"고 했다.
다만 후반 타선의 뒷심에는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은 "0-8로 끌려가다 상대 필승조를 끌어내 7-8까지 따라붙은 것은 분명한 소득"이라며 "중후반 싸움이 되면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우리 타선이 상대 필승조를 상대로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분명히 얻었을 것"이라고 했다.
승장 KT 이강철 감독도 기자회견장에서 밝게 웃지 못했다. "피 말리는 경기였다. 방심한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방심도 안 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입을 열었다. 7회 불펜 운용을 두고는 "오늘 교체 미스는 내 탓이다. 큰일 날 뻔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이 지목한 실수는 로건 기용이었다. "원래 생각했던 것은 로건보다 오원석이었다. 그런데 점수 차가 8점 차가 되면서 순간적으로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거기서 확실하게 끊고 갔어야 했는데 '로건을 좀 여유 있게 쓸까' 하는 생각에 넣었다가 스텝이 꼬였다. 로건 대신 오원석을 먼저 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로건은 0.1이닝 2실점, 오원석은 0.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KT는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을 막기 위해 불펜 투수를 5명이나 썼다.
마무리 박영현의 조기 투입도 이 감독에게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마지막에 박영현의 4아웃 세이브 상황을 안 만들고 1이닝 세이브로 끝냈어야 했는데 위기까지 몰렸다. 그래도 박영현이 침착하게 잘 막아줬다.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갈 뻔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잘 버텨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박영현은 1.2이닝 세이브에 성공하며 KT의 1차전 승리를 지켜냈다.
KIA와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른 삼성으로서는 외국인 1선발을 1차전에 낼 수 없어 최원태 카드가 고육지책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향후 최원태의 선발 등판은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오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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