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추진하던 연내 신임 회장 선출 계획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동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선거인단을 2만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온라인 투표를 도입하려던 방안에 FIFA가 우려를 표하면서 선거 제도 개편 작업부터 다시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전날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회장 선거 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를 담은 공동 서한을 받았다.
FIFA는 선거인단을 대폭 늘리거나 대규모 온라인 투표를 시행할 경우 비밀투표 원칙을 충분히 보장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현재 개편 방향 보다는 축구계 각 대표 집단의 참여 범위를 확대하면서도 총회를 중심으로 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의 제도 개편을 권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축구협회는 오는 9일 열 예정이던 임시 대의원총회와 이사회를 모두 취소했다. 당초 협회는 두 회의를 통해 선거 관련 정관과 규정을 개정하고, 다음 달 18일을 목표로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FIFA의 권고를 반영해 정관 개정과 선거 방식부터 재검토해야 하는 만큼, 연내 회장 선거를 치르기는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FIFA의 권고 사항을 반영한 정관 개정과 회장 선거 방안을 추가로 논의해 가능한 한 빨리 회장 선거를 치를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3년 넘게 협회를 이끌어 온 정몽규 전 회장이 지난 5월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7월 공식적으로 물러나면서 차기 회장 선출을 준비해 왔다.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출범한 K-축구 혁신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해왔다.
개혁안의 골자는 지난해 회장 선거에서 192명에 그쳤던 선거인단을 2만명 이상으로 늘리고, 전자투표를 도입해 선수와 지도자·심판·동호인 등 축구계 구성원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용수 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 역시 지난달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다음 달 18일을 잠정 선거일로 정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혁신위원회 출범 이후에는 정부 주도의 축구계 쇄신 작업이 회원 협회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FIFA와 AFC는 지난 8월 축구협회에 혁신위원회 활동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는 공동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달에도 혁신위원회 회의록과 협회가 주고받은 문서 등 추가 자료를 요구했고, 관련 검토가 마무리될 때까지 선거 제도 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를 자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에는 FIFA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관련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일정이 잡히기도 했다. 다만 해당 일정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연기됐다.
FIFA 정관은 회원 협회가 정부를 비롯한 제3자의 부당한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FIFA와 AFC는 이번 공동 서한에서도 회원 협회의 정관 준수 의무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행 규정에 따르면 축구협회가 신임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시한은 내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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