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향 문경의 양민학살 진솔하게 그려

다분히 자조적인 표현으로 대구.경북지역을 {소설불모지}라 부른다. 그러나이제는 여기에 {한때}라는 단어를 덧붙여야 할만큼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요즘 문단에서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신예소설가들의 상당수가 향토출신.이제 막 소설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남상순씨(31)도 그중 한사람이다.장편소설 {흰뱀을 찾아서}로 계간 {세계의 문학}제정 제17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 급부상하는 그는 문경에서 태어나 고향과 안동에서 성장기를 보냈다.지난해 문화일보 추계문예공모에 단편 {산너머에는 기적소리가}가 당선, 문단에 나온 그는 이번에 장편 {흰뱀을 찾아서}를 민음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흰뱀을 찾아서}는 유년성장소설로 문경 양민학살사건의 희생자인 한 인물과그 가족들의 불행한 삶을 회상형식으로 그린 작품. 작가의 유년의 추억이 흠씬 배어있는 이 소설은 어눌한 문장에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않았어도 건강한작품성과 소박하고 따뜻한 감동이 있다는 평가다.

[늘 자유로운 사람들을 선망하며 살아왔다]는 작가는 [소설이 모든 인간을자유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소설이 지닌 넓은 아량이 작가로 하여금 현실의 모든 제약과 통념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구원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자유로운 의식이 작품속에서 인간살이를 성찰하는 따스한 시선으로 나타나기도하고 적어도 현실의 출렁임에 흔들리지않는 건강한 문학성을 간직하게 한다.

그러나 남상순씨의 글쓰기도 많은 험로가 앞에 놓여있다. 장편 {흰 뱀을 찾아서}에도 보이는 결점들 즉 주제의식을 뚜렷하게 부각시키지 못한 점, 평면적인 소설구성, 허술한 인물묘사등...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고 농익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그가 치러내야할의례이고 과제다.

지금까지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향토출신문인은 이무열.강석경.양선규.박일문(소설), 금명수.구광본씨(시)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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