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송파구 개표소 봉쇄 집회 규모가 이틀째 밤에 접어들고도 오히려 수만명 단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현장의 성토는 점차 강해지고 있지만, 우려했던 참가자·경찰·인근 공연 관중 간 물리적 충돌 사태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2030세대로 구성된 참가자 대부분이 과격한 언행을 보이는 일부 인원에게 호응하지 않고, 되레 밀어내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집회 '자체질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개표소 내에 고립됐던 선관위 관계자들은 대부분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혹시 모를 '야간 투표지 반출'을 막기 위해 두 번째 철야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2030중심 자발적 집결, 최대 4만명대 인파…"재선거" 구호
6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9시 30분 기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를 둘러싼 집회 인원은 3만3천명(경찰 비공식 추산)에 달한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직접 만든 팻말 등을 손에 들고 "재선거" 등의 구호를 외치거나,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시민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관위의 이번 선거 파행 운영 책임을 묻기 위해 대부분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이었던 지난 3일 서울 일부 지역 투표소에선 투표용지 부족으로 일부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를 포기하는 등 헌정사상 최초의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최초 집회는 해당 사태가 벌어진 잠실7동 제2투표소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이를 경찰이 강제 해산하며 투표함을 반출하자 개표현장 인근으로 시민들이 다시 모여들었다. 투표함이 옮겨진 전날부터 이 곳에 집결한 시민들은 이날 밤 철야 이틀째를 맞고 있다.
수백명에서 시작된 집회 인원은 어느덧 수만명까지 불어났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집회 참가자 수는 500여명에 불과했지만, 오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주말을 맞아 친구와 연인·가족 등과 현장을 찾은 2030세대들의 합류가 결정적이었다.
집회 인파는 이날 오후 6시 4만명대를 넘기며 정점을 찍고, 야간 시간에도 3만여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정 일대의 실시간 인구를 가늠할 수 있는 서울시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오후 6시 기준 올림픽공원의 실시간 인구는 4만2천~4만4천명에 달했다. 9시 기준 인구는 약 3만8천~4만명으로 집계됐다.
세대별로는 30%중반대를 꾸준히 유지 중인 2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격 언행은 가차없이 외곽행…아이돌 대형공연 관객과도 '충돌 無'
참가자들은 집회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자체적인 안전·메시지 관리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정 집단이 주도하는 집회가 아님에도 참가자들의 시민의식이 암묵적 원칙으로 발현하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이날 집회 대열은 핸드볼경기장 인근을 넘어 주차장과 식당가까지 확대됐다. 그러자 집회 참가자들은 각자 역할을 나눠 통행 흐름을 관리했다.
지역비하 등의 과격한 언행도 금세 저지됐다. 실제로 이날 오후 한 중년 남성이 특정 지역 비하를 담은 팻말을 들자, 주변 참가자들이 이를 막고 나선 것이다. 결국 해당 남성은 시위 대열 외곽으로 밀려났다.
이외에도 집회 중 일부 참가자가 "함께 청와대로 몰려가자"는 주장을 펼쳤지만, 시민 대부분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부터는 집회 현장에서 200m도 떨어지지 않은 KSPO돔(체조경기장)과 88잔디마당 등지에서 대규모 음악행사(2026 위버스콘 페스티벌)이 열렸다. 아일릿·엔하이픈 등 인기 아이돌을 보러 온 관객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안전사고나 집단 간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양쪽 모두 질서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은 채 상황이 마무리됐다. 행사 주최 측이 입장 장소 등을 변경하고, 안전요원을 접경지대에 배치하면서다. 이따금씩 관객들에게 접근해 구호를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이 있었지만, 집단적인 행동은 거의 관측되지 않았다.
밤이 깊어지면서 행사 관객들은 대부분 올림픽공원 일대를 벗어난 상황이다.
◆선관위, 투표함 두고 '날랐'다?…언론 질의에도 "밝힐 수 없어"
집회 참가자들은 전날부터 개표소인 경기장 8개 출구를 모두 봉쇄하고 있다. 이에 건물 내부에 있던 선관위 관계자 20~30여명이 전날 오후 3시부터 그대로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일부 보안 직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건물을 빠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와 관련 선관위는 "개표소 내부에 직원이 있는지 밝힐 수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며 언론의 확인 요청마저 거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정이 사실일 경우, 투표함을 임시 시설인 개표소에 관리 인력도 없이 사실상 버려뒀다는 '직무 해태' 지적이 일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태도로 보인다.
참가자들은 경기장 주변 곳곳에서 음료와 먹거리, 부채, 보조배터리 등을 공유하며 두 번째 철야 준비에 돌입했다. 야간에 선관위 인력이 복귀해 투표지를 반출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편 경찰은 올림픽공원 일대에 기동대원들을 배치하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경력 1천명을 투입해 제2 투표소 집회 인원들을 강제 해산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별도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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