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단편{잉여인간}으로 제4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손창섭씨의 단편소설집 {그때 그시절 그소설}(자유교양사 간)이 최근 출간된 것을 계기로그간 등장인물의 이해에 초점이 맞춰진 작품론에서 탈피,상황의 부조리를 기술하는 작가의 미적 형상화 방식에 관한 새로운 시각의 논문이 발표돼 재평가작업이 이뤄지고있다.작가 손씨는 특이하고도 이색적인 인간형을 중심으로 습성화된 위선의 가면을 벗기고 적나라한 인간의 진상을 폭로하는 극히 음울하고 부정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주로 발표,냉소적이고 허무주의적인 분위기로 50년대 전후문학을대표하는 소설가로 평가되고있다. 지난 84년 일본으로 건너간 이후의 그의행방은 현재까지 전혀 알 수없으며 다만 가족으로 일본인 부인 지즈코씨와딸 도숙양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에 출간된 단편소설집에는 53년 {문예}지 추천작품인 {사녹기}를 비롯추천완료작품 {비오는 날},55년 제1회 현대문학신인상 수상작인 {혈서}와{미해결의 장} {인간동물원초} {류실몽} {잉여인간} {신의 희작} {육체추}등50-60년대에 각 문예지에 발표했던 단편 13편이 실려있어 주로 60년대초부터70년대말까지 각 일간지에 연재된 장편과는 또 다른 작품세계의 일면을 짚어보게한다.
문학평론가 한상규씨가 {외국문학}가을호에 발표한 {손창섭 초기소설에 나타난 아이러니의 미적 기능}논문은 손창섭 작품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드러내고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 논문은 부조리한 인간의 부조리를 작가가 어떤기술양식으로 형상화하는지 그 과정을 추적하는 분석을 담고있는데 그의 초기소설에 나타난 이같은 형상화 방식의 원리는 [아이러니}라고 한씨는 보았다.[아이러니를 통해 인물들의 이중적 인격이 그려지고 또 서로 강하게 반발하는 모순된 상황이 펼쳐진다]는 한씨는 작중인물이 아이러니의 주체가 되느냐 혹은 거꾸로 그 대상이 되느냐에 따라서 작중 분위기는 희극적인 것과비극적인 것으로 교체되는데 아이러니의 이같은 거듭된 반전을 통해 비로소{우리는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이 없다}는 작가의 뿌리깊은 부조리 의식을 접하게 된다고 말한다. 작가 손창섭에 있어 아이러니는 부조리한 인물들을 충격적으로 드러내는 데에만 관여하는 것은 아니고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짓는데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게 한씨의 주장이다.
한 냉소적 개인의 관찰을 통해 현실의 모순을 드러내고 다시 그 관찰자를운명이라는 아이러니의 제물로 삼음으로써 결국 모든 것을 부정하려는 것이손창섭 초기소설에 나타난 주요 특징으로 매김한 한씨는 [그의 작품세계를작가 개인의 특별한 체험세계와 연관시켜 지나치게 개인 심리학적으로 해석하는 성향은 극복되어야할 과제]라고 결론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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