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섬유 북경전시회 의의

*북경서 박진용기자*대중국 섬유 직교역의 신호탄인 대구섬유 북경전시회가현지시간 30일 오후3시 북경 국제전람센터 2호관에서 이의익대구시장, 오문영중국방직총회회장(장관급), 장백발북경부시장등 5백여명의 내외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지방정부단위에서는 처음인 이번 국제전시회에는 대구의 38개 섬유업체, 7개패션업체, 9개 섬유기계 제작업체등이 참여, 5일간 대구섬유홍보및 상담활동을 벌이게 된다.

대구시는 전시활동과 병행, 한복(30일) 양장(1, 2일) 패션쇼를 5차례 개최키로하는 한편 30일 저녁6시 북경국제호텔에서 중국섬유기관단체장 2백명을 초청, 대구섬유를 홍보하는 '대구의 밤'을 개최했다.

지리적 인접성으로 한국과 중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으나 체제문제로 80년대까지 경제교류의 문호는 홍콩등 먼길을 돌아 이루어 졌다. 그러나 91년 한중공식수교 이후로 양국간 경협은 급속도로 발전, 경제 파트너로서의 중요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변화의 와중에서 대구시가 기획한 북경섬유전시회는 지역업계에 획기적인 일이다. 대구업계의 침체를 가져온 고질적 결함인 국제감각부족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탈피여부의 시금석이 될것으로 보인다. 대구직물수출의 30%를 점하는 최대 단일시장인 중국에 대한 그동안의 무지와 무대책이 새삼 부끄러워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역섬유업계는 그동안 대중국 수출 유통마진의 대부분을 홍콩 도매상들에게침식당해 왔다. 독자적인 판매창구 개설이 안돼 마진상의 불이익은 물론 기술개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지역의 2천여 섬유업체들은 불과 수백명의 홍콩도매상들에게 좌지우지 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상적으로지역업계가 홍콩의 주문에 따라 야드당 1달러에 수출한 직물을 홍콩도매상들은 2달러 또는 2달러50센트에 중국에 팔아왔다고 한다. 북경전시회를 접하고홍콩도매상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말이 그동안의 역학관계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지역업계가 대구섬유를 소개하는 기회가 됐을뿐 아니라 중국측이 값싸게 물건을 구입할수 있는 창구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측이 섬유전시회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다는게 대구시관계자들의 말이다. 중국 섬유정책의 본산인 방직총회의 경우 산하기관단체장 2백명을 이번 행사와 연결지워줄 정도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다른 한편으로 지역업계는 그동안의 폐쇄적 영업태도를 탈피, 수출정보.기술정보 공유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인식케된 계기도 됐다. 그동안 감춰졌던 비장의 제품들이 속속 드러나 업체들이 서로 놀라고 있다는게 전시회 관계자의 말이다.

또한가지 주목해야될 부분은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지방정부가 지역경제지원에 기여할수 있는 모델이 제시됐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회의 성과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지방단위에서 중국내 단일품목 최대의 전시회를 가졌다는것은 특기할만한 사항이다.

더욱이 이번 '경제외교'가 주중 한국대사관이나 상공부.대한무역진흥공사 등으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듣고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능성을 보여준 기획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번 전시회 준비를 위해 컨테이너 5대 분량의 전시품과 패션쇼용의상 3백점, 모델 20여명을 동원하는 외에 대구의 유력기관단체장 업계대표등을 총망라해 초치, 거시적인 '경제외교행사'로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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