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간{시와 반시}{조동진의 시와 삶}특집

{저 멀리 내 고향 그리운 들창앞/지금쯤 누른국화가 함빡피였으리라/갈미봉붉게 붉게 타는 단풍닢/아- 황숙의 앞들에는 거듬도 한물이렷다/....../오동나무 달그늘에 글소리 더욱높고/겨울옷 재촉하는 다드미장단이 급하리라/...0...조고만 보따리 큰뜻을 품고/동구숲 떠나온지 어느듯 몇가을/약속없는 인생의 길 싸늘한 거리에서/헛되히 청춘은 여위어가나니.........}({향수.1})지난 37년 스물한 살의 나이로 요절한 향토작고시인 조동진의 유고집인 {세림시집}(38년 시원사간)에 실린 시{향수}의 일부다.계간 {시와 반시}겨울호는 시인 조지훈의 형이자 30년대 일제하 저항성을 품고 남성적인 어조의 시를 발표하다 요절한 시인 {조동진의 시와 삶}을 특집으로 싣고 우리 시문학사의 결손으로 잊혀진 그의 작품세계를 처음으로 재조명하고있다.

1917년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동(주실)에서 태어난 세임(아명이자 필명)은어릴때부터 문재가 두드러져 시작에 몰두했으며 35년봄 상경, 당시 시인 오일도가 경영하는 잡지사인 시원사에 머물며 습작하다 {시원}의 폐간으로 낙향,실의의 나날을 보내다 {소년회}활동으로 일경의 취조를 받게되면서 울분을못잊고 수풍(주독)을 얻어 37년봄 운명한 것으로 기록된 요절시인이다.개인적 자아의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세계를 암시적이고 상징적인 방법으로 그린 동생 지훈과 성격적으로 또 문학적 취향도 달리한 세임은 우리 문학사에서도 그 흔적이 단편적으로 밖에 짚어지지않는 시인(정식등단은 않음)으로 현실적이고 저항적인 색채의 작품경향을 보여주고있으며 남성적이고 집단적 자아의 문제를 낭만적 혹은 현실적으로 다룬 점에서 사뭇 다른 면을 보여주고있다고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조기현씨는 {조세림논}에서 밝히고있다.38년 그의 1주기에 출간된 {세림시집}에는 모두 20여편의 작품이 실려있으며소화연대를 쓰지않을만큼 향토적 민족주의자로서의 기질과 시적 정서를 읽을수있다는 평가다.

동생 지훈이 생전에 써 남긴 형 세임의 비문에는 {...죽마의 옛 벗이 그를아껴 차운 산에 한 조각 돌을 세우고 그의 아우 동탁으로 하여금 두어줄 글을울며 쓰게 하노니...}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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