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정.정신주의 "결다듬기"

서정성 회복과 정신주의 시의 결을 한층 높인 신작시집 6권이 {문학과지성시인선}으로 동시에 출간됐다.이번에 선보인 시집은 시인 황동규씨의 제9시집 {미시령 큰바람}을 비롯 문충성씨의 {설문대할망}, 최승자씨의 {내무덤, 푸르고}, 윤중호씨의 {금강에서},장경린씨의 {사자 도망간다 사자 잡아라}, 박라연씨의 {생밤 까주는 사람}등이다.

시집 {몰운대행}에서 미세한 생명을 발견하는 체험을 통해 조용히 자연에 의지하고, 여유와 너그러움의 의미를 체득하는 면모를 보였던 황동규씨는 {미시령 큰바람}에서 세상을 껴안고 어루만지며 삶의 녹과의 화해에서 자연성을회복하려는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오어사에서 원효를 만나고, 허난설헌의 생가에서 능소화를 바라보며, 죽은 김현과 황인철을 추억한다. 삼봉약수와 미시령 큰바람속에서 시간을 극복해 정신과 삶의 자유와 자재를 깨우치고 또다시여행길에 오른 시인은 길과 세상에서 정신의 가벼움과 자연과의 합일을 체험한다.

제주의 문충성씨는 상처입은 고향의 역사를 슬퍼하며 현란한 이름뒤에 망가져가는 자연풍광을 아쉬워하고 징징징 울음우는 한나산을 따뜻한 목소리로 달래며 현실을 감싸안는 시정을 {설문대할망}에서 드러내보이며, 최승자씨는{내무덤, 푸르고}에서 불길한 세기말을 살면서 인간존재의 유한함과 잊혀짐등시간에 대해 사유한다. {금강에서}의 윤중호씨는 세상의 밑바닥에서 가난하게 말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노래하고, 은행에 다니는 시인 장경린씨는시집 {사자 도망간다 사자 잡아라}에서 경쾌한 언어로 해학적인 삶의 단면들을 드러내보이며 박라연씨는 사랑이 퇴색한 황량한 시대를 슬퍼하는 시들을{생밤 까주는 사람}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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