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경-수입보다 투자유도 더 관심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북경에서 개최된 대구 사상 초유의 '93대구섬유전'은 그동안 업계와 대구시 당국이 준비를 위해 기울여왔던 성의 이상으로 중국에서 호평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3백여점의 한.양복의상을 통해 비춰진 현란한 색상과 고급스런 질감들은 북경의 중산층 이상 시민들에게 한국섬유의 성가를 높이는 신선한 계기를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패션쇼를 본 중국인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한국섬유가 생각밖으로 품위있고고급스러웠다는 것.

이제까지 중국에서 본 한국섬유류는 대부분이 홍콩을 경유해 들어오는 염가의 폴리에스터 제품들로 일단 광동성.광주에 집하된후 다시 요녕.흑용강.길림성등지의 중.저가품 시장으로 흘러들어 나날이 소비수준이 높아지는 북경.광주.상해등 대도시에서는 발을 못 붙였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번 전시회는 일단한국제품의 인식을 높였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중국 국무원 기관지 경제일보는 5일 '한.중 경제합작의 중요한 영역으로 떠오른 섬유'라는 기사를 통해 "이번 전시회의 개최로 이젠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은 탐색단계를 지났다"고 평가하고 "41개의 참여업체들이 중국의 기업들과 직접 접촉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중국투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중국측의 시각을 대변했다.

결론적으로 중국측은 한국으로부터의 제품수입보다는 직접투자를 유도하는쪽으로 이 행사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최근 경제의 거시조정 정책을 통해 소비재의 경우 어느 품목할것없이완제품 수입보다는 합작투자를 권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93대구섬유전'을 보는 시각이 한국과는 적지 않은 부문에서 차이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으로서는 중국시장에 대해 보다 유효한 세일즈 전략수립이라는 점과 현지 투자의 경우 한국이 현재 갖고 있는 마지막 남은 비교우위부문, 즉 염색분야등 마무리부문의 기술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하는 문제가 남게된다.

요컨대 합작투자의 경우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느냐하는 문제를 다시 한번심각하게 고려해야할 시점인것 같다.

경제일보는 한.중양국의 경제교류가 최근 수년간 수직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그중 섬유방면은 가장 돌출하고 있는 분야라고 소개했다.이 신문은 92년 한해동안 한국의 중국투자업체 2백70개중 섬유업종이 61개로가장 많으며 무역부문에서도 섬유류제품의 교역이 대단한 활기를 띄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한국의 섬유류는 대외수출 품목의 대종을 이루고 있다고 소개하고92년 한해동안의 섬유류 수출총액은 1백57억달러로 세계 제4위를 차지했으며수입은 40억달러로 이 부분에서만 1백17억달러의 출초를 기록했고 화섬생산량과 섬유설비 생산량은 세계5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중에서도 대구시의 섬유생산량은 전국 총생산량의 70%내외를 점유하고있어 섬유수출에 있어서는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과연 현재의 시점에서 한국의 섬유산업이 오히려 임금, 노동생산성, 생산 설비등 모든 면에서 바짝 추격을 당하고 있는 중국으로부터 이같은 찬사를 듣는것이 합당한지 우리의 관련업계및 관계당국은 심각하게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것 같다.

경제일보는 기사 말미에서 "우리는 섬유부문에서 한.중 양국이 보다 많는 합작기업이 출현될 것을 믿는다"고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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