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네번째 전시회 갖는 토우선생

전통자기의 현대적 재현에 평생 외길을 걸어온 원로 도예가 토우 김종희씨(73).대구에서 태어나 13세때 일본 다지미(다치견)시의 기후(기부)현립도자기시험소에서 흙과 인연을 맺은이래 60년을 도예의 길로 정진해온 그가 그간의 작업을 한 매듭으로 묶는 작품전(14-19일 대구문예회관 미술관)을 계명대 초대전으로 가져 화제이다.

[지월스님이 중은 보리밥 세때만 얻어먹으면 만족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평생 흙만 만졌지만 나는 지금 참 행복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하나씩 버려가는 즐거움을 도자기에서 배운다는 그는 자신이만든 백자를 닮아 탈속한듯 맑은 얼굴이다. 생애 네번째의 이번 작품전에는올해 제작한 민요백자 8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멋부리지 않은 선의 항아리.접시에 가야산자락의 들풀과 바람, 그의 삶을 담은 청화.철사류의 백자이다.왕실용의 매끈한 분원백자와 달리 수수하고 질박한, 서민적 체취가 특징이다. 이중 40여점은 한때 몸담았던 계명대 미대의 교수 10명이 토우가 만든 그릇에 그림과 글씨를 쓴, 우정어린 작품들이다.

자신이 도공임을 감사하는 그는 장남이 계명대 도자기실습장의 책임자로, 차남은 계명전문대 교수로 {도예가족}을 이뤘고 각계각층 사람들이 심신이 피곤할 때 해인사 입구 자신의 강파도원을 찾아 오는 것이 여간 고맙지 않다며 무릎위에 흙 얹을 힘이 없을 때까지 도자기를 만들 거라는 의욕을 보인다.개인전때 한번도 작품을 팔지 않고 고마운 사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주기를 즐겨했던 그는 이번 전시회의 작품 모두를 계명대에 기증하겠다고 밝히기도.

{내 작품을 보시고 늙어가는 영감이 장난을 쳤구나, 하고 웃으실 것입니다.욕심도 좀 냈습니다. 원하는 바도 있어서....}

팸플릿에 쓰인 글이다.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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