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작소설 관심모아

우리 현대사의 질곡과 시대와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체험적 글쓰기로 연결시킨 중견작가들의 신작소설과 소설선집이 잇따라 나왔다.고은씨의 자전소설 {나,고은} 1차분 3권과 윤흥길씨의 중편소설선집 {쌀}과윤정모씨의 장편 {고삐2}가 관심을 모으고있는 작품들이다.{나,고은}은 우리 현대사와 작가자신의 삶의 여정을 자전형식으로 쓴 장편소설로 이번에 출간된 1차분은 해방직후부터 60년대초까지의 이야기를 담고있다.식민지말기와 해방공간, 한국동란으로 이어지는 폐허의 시대에 성장기를 보내고 입산의 길로 들어선 그의 편력과 젊은 날의 삶,내면의 갈등이 빠짐없이담겨있다. 특히 이 소설은 그와 교유했던 많은 문인들과 정치인, 종교인들의이야기가 그려져있어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문인의 단순한 회고록에 그치지않고 한국현대인물사로 읽혀지기도 한다.

윤흥길씨의 중편소설선집 {쌀}에는 표제작을 비롯, 그동안 발표한 세 권의창작집에서 고른 중편{꿈꾸는 자의 나성} {비늘} {무제} {내일의 경이}등 5편의 중편이 담겨있다.

한국인의 심성속에 신화처럼 깊이 뿌리박혀 있는 쌀에 대한 관념을 파헤친신작중편 {쌀}은 실향민에게 돌아온 한 움큼의 가짜 북한쌀로 병을 치료할 수있다는 부모세대를 통해 땅과 쌀, 그리고 사람은 별개의 것이 아니고 서로 순환관계를 이루고있는 동일체라는 주제로 연결시키고 있다.

지난 88년에 매춘, 윤락의 과정과 외세침략과정과의 함수관계를 그려낸 자전적 소설 {고삐}를 발표한 윤정모씨가 후속편으로 내놓은 장편{고삐2}는 매춘과 윤락을 동정적 차원에서 그리던 기존의 소설시야에서 벗어나 매춘과 윤락,외세의 사슬고리에서 방황하던 등장인물들의 한 단계 진전된 자기성찰을 그리고있다.

인간소외의 땅에서 벌어지는 외세의 억압구조와 미국으로 건너간 많은 여성들의 실상을 고발하고있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매춘과 윤락의 원인을 분단과 예속의 역사속에서 찾고있으며 사회적 조건에 의해 굴절된 인간의 자기향상 가능성과 인간에 대한 사랑의 목소리를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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