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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령으로 예편한 ㄱ씨는 가끔 내게 놀러온다. 그의 대추밭이야기며 부모형제들의 성실한 생활이야기, 머리좋은 아내와 공부잘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도 있다. 그는 때묻지 않는 순수와 자상하고 인정스런 성품을 지녔다.오늘은 그의 차를 타고 시외버스정류장까지 오면서 "새로 산 큰 아파트에서깨가 쏟아지겠다"는 내 인사말에 "나는 도무지 여자들의 마음을 알수가 없다"고 푸념이다.며칠전 집안에 걸어두기 위해 맞춰둔 액자를 찾으러 유리점엘 갔는데, 세개의 액자가 너무 크고 무거워 노끈으로 묶어 지고 왔더니 부인이 "16세기도 아니고 그런걸 지고 오는 사람이 어딨느냐, 창피해서 못살겠다"고 하더란다."남을 위해 우리가 사는 건지. 떳떳하게 사는 내 생활이 무엇이 창피한 건가"하며 그는 고개를 젓는다.

겉치레가 판치는 세상에 순박하고 가식없는 그의 행동을 촌스럽다고 나무라야 할 것인지 아니면 고급아파트가에서 체면도, 남의 눈도 의식지 않는 남편의 행동을 부끄러워하는 부인의 여린 마음을 이해못한다고 해야 할것인지, 나는 솔직히 분별할 수가 없다.

체면과 형식을 무시하고 살아가기엔 인간관계가 너무 복잡미묘하게 얽혀있고,소신껏 있는 그대로 살아가기엔 세상이 너무 모질게 약아 있다.서로 다르면서, 또 서로 조화를 이뤄야할 이 두가지 속성이 우리 삶의 현실적인 갈등이며 참모습이니 어쩌랴. ㄱ씨와 부인의 티격태격도 부조화의 조화를이루는 사랑싸움의 한 자락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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