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 대화해결 선회와 북핵전망

김영삼대통령과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이 28일 한.중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를 가능한 한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데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제재}를 향해치닫던 북한 핵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이러한 한.중정상간의 합의는 북한 핵문제가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손을 떠나 유엔안보리로 넘어가 제재문제가 깊숙히 협의되고 있는 시점에서이뤄졌다는 점에서 핵문제 해법과 관련,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이를 계기로 북한 핵문제는 이제 국제사회의 제재조치에 앞서 {마지막}으로대화를 통해 한번 더 북한을 설득해 보려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그래도 북한이 끝내 이를 외면할 경우 제재단계로 접어드는 {수순}을 밟게될 전망이다.

이번 북경대좌에서 핵문제와 관련, 두나라 정상이 {대화해결}에 의견을 같이한 것은 국제사회가 큰 틀에서 제재논의는 계속해 나가되, 아직 대화할 시간적 여유가 남아있는 만큼 지나치게 북한을 자극, 막판 태도변화의 가능성까지 무너뜨릴 필요는 없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상간 합의에 기초해서 한승주외무장관과 전그침중국외교부장도 한.중외무장관회담을 개최, 향후 북한 핵문제를 다시한번 대화로 풀어보기 위한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와 관련, {결의안}보다는 구속력이 약한 {의장성명}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대화해결 기조위에서 나온 흐름이라 볼수 있다.

정부가 IAEA의 핵사찰과 8차 남북실무접촉 결렬이후 북한에 대해 강경대응하려던 분위기를 누그러 뜨리고 마지막까지 대화노력을 계속해보자는 중국의입장에 동의하게 된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북한 핵문제의 최대목표가 핵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상황전개에 따라 무력충돌등 엄청난 위험부담이 따르는 {제재}위주의 전략보다 누가봐도 더이상 다른 판단의 여지가 없을 때까지 {대화}노력을 기울이는게 보다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와 뒤이을 제재실행 과정에서 중국이 어떤태도를 취하느냐가 제재의 성패를 가름하는 관건이라고 볼 때 현재로서는 중국의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도 비롯되고 있다.

지난번 IAEA 사찰이 전혀 성과가 없었다고는 보지 않는 중국으로서는 IAEA와한미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 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 곧바로 대북제재를 논의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강택민주석이 28일 양국 정상회담이 끝난후 북경 인민대회당에서 한국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모순을 격화시키는 행동은 문제해결에도움이 되지않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안정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데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어차피 {제재}로 가더라도 중국의 협조및 동참을 이끌어내는것이 무엇보다 긴요한 만큼 한번 더 중국의 주장을 수용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강주석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 핵문제로 한반도에서 긴장과 불안이 고조될 경우 [가장 먼저 피해를 당하는 쪽은 한민족이 될 것]이라면서 핵문제의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처럼 중국측이 핵문제의 대화해결을 강조함에 따라 한.미.일 3국의 공조체제도 방향선회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이 인내와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IAEA 추가사찰을 촉구하는 안보리 의장성명을 채택하자는 중국의 주장을 수용키로 한 것은 바로 이같은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 볼 수 있다.따라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향후 북한에게 추가사찰에응할 기회를 한번 더 부여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이와 관련, 한장관은 30일 워싱턴에서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과 앤서니레이크 백악관안보보좌관,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등 미행정부 외교.안보관계고위각료들과 만나 김대통령의 방중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한미양국의 대응전략을 새롭게 조율할 예정이다.

한장관은 이들 각료와의 연쇄접촉을 통해 중국측의 입장을 전달하고 일단북한이 태도를 바꿔 대화의 장으로 나와 IAEA 추가사찰을 받을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자고 제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한편으로는 가능한 한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일관된 원칙에도 부합될 뿐더러 북한이 추가사찰을 끝내 거부할 경우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한 명분축적에도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은 이를 위해 북한이 거의 알레르기를 보이고 있는 94년도 팀스피리트훈련의 재개시기 결정을 IAEA 추가사찰에 대한 북한측의 수락여부가 분명해질 오는 5월중순 이후까지 보류하는 방안등을 집중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스 블릭스 IAEA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안보리 비공식회의에서 지난번 사찰한 핵시설의 필름과 배터리를 교체하기위해 {6주안에} 다시 사찰을 해야한다고 밝힌 점에 비추어 5월중순은 북한이 추가사찰 수락여부를 가부간에결정해야 할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전에 팀훈련 실시시기를 못박아 발표할 경우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고 사태가 그렇게 진전되면 안보리 제재와 그에 따른 파국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한미양국및 국제사회의 대응은 일단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에게 IAEA 추가사찰을 촉구함으로써 다시한번 재사찰및 추가사찰 문제를 놓고 북한과 IAEA, 북한과 미국간 대화를 갖는 것으로 대세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따라서 북한 핵문제는 이러한 {마지막} 대화해결 노력을 거쳐 본격적인 {제재}국면으로 들어갈지, 아니면 극적인 타결을 통해 북.미 3단계회담 개최등{해결}국면으로 나아갈지의 윤곽이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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