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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선인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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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면 나는 늘 선인장을떠올리고는 해왔다. 평범한 녹색 구형(구형)의 몸체에 뾰족뾰족 가시가 돋친선인장이, 짙은 감청빛으로 변하는 하늘을 배경으로 꽃을 피우는 장면과 시간이 흐르는 것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지-.다른 많은 연상작용들이 흔히 그렇듯이 선인장에 관한 이 연상 작용 역시도그저 단순한 느낌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선명하게 수없이 되풀이되어 온 이 연상작용이 내겐 확실히 좀 터무니없게 여겨지곤 했었다.말하자면 무엇보다 나는 잘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나 생각 같은 쪽에는 그리 너그러운 사람이 아닌 편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연상작용을 아주 특별한 심적현상으로 받아들여 왔다.

그런데 나의 서른 일곱해 생일날인 오늘에야 비로소 그런 터무니없는 연상작용에서도 생각할 점이 있다는 걸 겨우 깨달았다. 바로 그렇다. 언뜻 설명할수도 없는 일들이 우리 인생에는 수없이 있을 수 있으며 또 잘 설명할 수 없는 느낌과 생각도 사람들은 얼마든지 많이 품을 수 있는 것이다.인생이라는 커다란 수수께끼 자체가 그렇고 온갖 에피소드를 남겨놓는 시간이라는 게 그렇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태도가 다 그렇지않은가 말이다. 오히려 어떤 이유나 동기를 설명할 수도 없이 불쑥 존재하는내가 모든 것을 명확하게 설명하려고 들었던 것이야말로 터무니 없었던 것은아닐까.

마침 일요일이라 늦잠 끝에 겨우 일어난 나는 칠십 노모로부터 생일상을 차려 받았다. 사오년전부터 그랬지만 오늘 아침의 미역국은 유난히 쉽게 넘어가지를 않았다. 세수도 옳게 하지 않고 식탁에 앉았을 때 어머니는 이미 외출복 차림에 성경책을 챙겨든 모습으로 다시 한번 조심스런 권유를 하셨다.[오늘도 가지 않을래? 그분은 늘 너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단다]현관에 기대 선 내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교회에는 그다지 가고 싶지않다고 하자 어머니는 안타깝기 짝이 없다는 얼굴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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