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 야당돌풍 심층분석

대만국민당집권45년의 공과를 판가름지은 이번 선거는 민진당과 신당등 야당세력의 득세라는 화려한 변신과는 달리 여당은 겨우 체면치레나 하는 초라한모습을 보여준 대격전이었다.대만유권자들은 지금까지 중국본토와 벌여온 신경전을 최대한 이용한 장개석전총통일가의 그림자와 국민당이라는 절대집단의 지배를 거부하고 이번선거를 계기로 다당제의 가능성과 집권여당도 실정하면 언제든지 패배시킬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는 각 정당의 정식선거운동원외에 자발적으로 보수나 어떤 대우도 없이 스스로 좋아하고 지지하는 정당과 그후보들을 위해 선거운동과 보이지 않는 활동을 벌인 유권자들의 자원봉사활동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던 것 같았다.

야당대승이라는 파란을 몰고온 12.3광역자치단체선거는 정당 소속없이 무소속으로는 당선의 영광을 누리기 어렵다는 사실과 정당을 통한 민의수렴이 이뤄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해준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된 3명의 광역단체장인 생시장선거에서 국민당이 전체유권자1천3백만명중 1천여만명이 투표한 가운데 52%인 5백40만표를 민진당이 4백15만표(39.4%) 신당81만표(7.7%)로 나타났으나 무소속과기타는 0.8%인 8만7천표에 그친 것에도 잘 드러나고 있다.

또 대만성과 대북시 그리고 고웅시등 3개광역의회의원선거 역시 정당소속후보들이 무소속보다 유리한 실적을 나타냈는데 성의원경우 전체유권자1천만명중 8백20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51%인 4백20만표를 국민당이 차지해 전체의석79석중 48석을 획득했다.

이밖에 민진당은 2백69만표로 32.5%의 득표율로 79석중 23석을 차지해 국민당에 이어 제2당의 자리를 굳게 했으며 신당은 처음으로 2석을 얻는 성과를거뒀다.

여.야당의 광역의회장악과 함께 대만선거의 열기를 더해준 것중의 하나는무보수유권자들과 택시기사등의 헌신적 선거운동을 들 수 있다.오토바이소유자와 승용차운전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들의 팸플릿을 싣고 다니며 시민들에게 나눠주거나 차량에 각종 홍보광고전단을 매달거나 부착해 다니며 움직이는 선거운동을 톡톡히 해 뜨거운 지원활동을 벌였다.

도배하다시피 야당후보의 광고물로 승용차를 장식한 황씨라는 50대의 자가운전자는 [보수를 받고 선거활동을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며 반문한뒤 [여기서는 무보수로 뛰는 나같은 사람이 부지기수다]라고말했다.

특히 택시기사경우 택시에 2-3m 높이로 지지후보의 광고물을 부착해다니며무보수선거운동이 더욱 적극적이어서 택시를 타는 승객에게 국민당의 실정과잘못을 통렬히 비판하며 야당세력을 밀어줄 것을 호소하는등 유권자들의 표결정을 유도해내는 모습이었다.

결국 민진당과 신당등 야당측은 이같은 무보수자원봉사활동세력에 힘입어이번선거에서 예상을 훨씬 앞지르는 지지표로 야당돌풍을 일으키며 대승을 거두는 한 원인이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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