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7)

제1장 그늘진 곳의 생존 ⑦와이셔츠짜리의 피로 물든 등판을 보자 나는 몇 발 물러섰다. 길가던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비켜섰다. 달아나는 사람도 있었다. 쌍침형과 기요와 짱구가 지하실에서 뛰쳐 나왔다. 기요는 골프백을 들고 있었다. 짱구형은 일본도를 앞세웠다. 쌍침형이 쥔 회칼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튀어, 빨리 차를 타,쌍침형이 말했다. 나는 떨고만 있었다. 타고 왔던 차를 식구와 함계 타기가무서웠다. 그들은 나를 버려두고 차를 탔다. 차는 곧 떠났다. 지하실에서 사람들이 몰려 나왔다.

길 가던 사람들이 쓰러진 와이셔츠짜리를 에워쌌다.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방범 순찰원이 뛰어왔다. 잠시 뒤, 순찰차가 싸이렌을 울리며 왔다. 순찰원 둘이 와이사츠짜리를 들었다 차에 실리는 덩치 큰, 와이셔츠짜리의 몸이 축 늘어져 있었다. 잠시 보이지 않던 검은 양복짜리가 나타났다. 손수건을 눌린 그의 아미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최상무파의 짓입니다. 그가 순경에게 말했다. 그도 순찰차에 탔다. 모여 섰던 사람들이 흩어졌다. 나도 그 자리를 떠났다. 나는 우리 일터로 찾아 가기 싫었다.

점잖은 형사가 경찰봉을 내던진다. 쇠고리에 걸린 수갑을 벗겨 나를 끌어낸다. 나는 절뚝거리며 밖으로 끌려 나온다.

"이 친구가 다 불었어. 넌 회칼을 들었고, 넌 일본도를 들고 있었어"점잖은 형사가 말한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점잖은 형사가 누구에게무슨 칼을 지명하는지 알 수가 없다. 온몸이 떨리고 입에서 침이 흐른다."걘 백치예요. 걔 말을 믿지 마세요. 걘 현장에 있지도 않았어요. 사우 잰정말 아무 거두 몰라요"

기요의 목소리다. 나는 숨길이 가빠진다. 기요가 달려와 나를 팰 것만 같다.나는 얼굴을 들수가 없다.

"저 치들 영창에 처넣어"

점잖은 형사가 다른 형사에게 말한다. 그가 나에게 인희엄마 옆자리에 앉으라고 말한다. 그제서야 나는 뒷쪽 의자를 본다. 기요와 짱구가 끌려 나간다.둘이 수갑 하나에 한쪽 손목씩 채여있다.

"아줌아, 서방있소?"

점잖은 형사가 인희엄마에게 묻는다. 인희엄마가 대답하지 않는다."이 친구와 한 방을 쓰오?"

"주방 뒤 골방이 따루 있어요. 심심해서 불러다 화투 쳤지 뭐, 손님도 없구해서…"

"화투치구 난 다음 같이 자우?"

인희엄마의 대답이 없다. 나는 부끄러워 얼굴을 숙이고 있다. 등줄기가 따갑고 종아리가 욱신거린다.

"시운 착한 청년이예요. 좀 모자라는 애들이 그렇잖아요? 이건 정말이예요?"한참만에 인희엄마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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