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이 부대의 군기(軍紀) 점검차 야간잠행을 나갔다가 어느 술집에서곤드레가 된 하사관 한명이 외상 술값으로 군도(軍刀)를 잡히는 걸 목격했다.군인의 생명과도 같은 샤벨을 술값에 잡힐 정도라면 그 부대의 군기는 더 알아보나 마나.
이튿날 아침 술꾼 하사관 소속 연대의 연병장에 전부대원 비상소집이 내려졌다.
연병장 한가운데는 군법회의에서 사형이 선고된 것으로 가장한 가짜 사형수의 목을 치는 사형대가 꾸며져 있었다. 나폴레옹은 시치미를 떼고 어젯밤 술집에서 군도를 잡힌 하사관이 사형수의 목을 치도록 명령했다.나폴레옹의 속셈을 모른채 사형대위로 올라선 하사관. 막상 목을 쳐야할 칼은 술집에 맡겨놓고 허리에 걸린 칼은 비상소집 명령에 허겁지겁 차고나온훈련용 나무칼.
속으로 아차! 싶었지만 속수무책 사색이 돼 있는데 "집행" 명령이 떨어졌다.그순간 하사관은 칼을 빼들면서 나폴레옹 좌석까지 들리도록 큰 소리로 외쳤다. "하느님, 이 사형수에게 죄가 있으면 내 칼이 쇠칼이 되게 하시고 죄가없으면 나무칼이 되게 하소서"기상천외의 기지에 근엄한 나폴레옹마저 실소하고 말았다는데 이후 그 연대의 기강은 전군에서 가장 뛰어났다던가.우리 국군의 철모와 군화가 불량품이어서 장병들 80~90%가 사제품을 따로 구입해 쓴다는 기막힌 보도가 나온지 며칠도 안돼서 이번엔 현역 중위가 은행강도 짓을 했다.
한마디로 조금도 이상하거나 놀랄일이 아니다. 어떤 정예군인도 쭈그러지는철모에다 물새는 군화를 신겨서 정신을 쭈그러 뜨리고 기강을 새게 하면 은행강도가 될만큼 정신이 썩게 되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군도를 술집에 잡히고 나무칼을 차는건 애교나 있지, 세계 4강의 60만 대군에게 불량 군수품을 줘놓고 사제품을 쓰게 하는 썩은 군대가 세계 군사 역사상 어느 군대에 있었겠는가.
현역 장교가 무기를 제멋대로 갖고 나가 도심의 은행을 털 수 있는 군대는분명 '세계화'된 군대가 아니다. 불량군수품을 납품해서 아군의 전력(戰力)을 떨어뜨리는 부정이야말로 명백한 이적행위다.
군내부에서 그같은 이적행위를 서슴치 않으면서 따로 대학이나 노동계에서만국가보안사범을 찾고 있는 것 또한 세계화된 법치국가가 아니다.세계화를 향한 의지와 노력과 실천은 3공시절 새마을 운동때부터 있어왔다.단지 지금 이 시점에서 더 절박하게 요구되고 있고 표현에서 세련스레 구체화됐다는 차이가 있을뿐이다.
국가와 우리민족 전체의 절대적 과제로서과거로부터 변형된 공동주제인 동시에 인식된 목표이지 '구호'가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구호가 돼서도 안된다.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마저 사전에 질문자를 미리 짜놓고 '각본'처럼 진행해서 모양새와 겉치장을 갖추려 들었다는 공개적 비난이 있는한 세계화는 멀쩡한 구호일 뿐이다.
마치 겉에는 번쩍번쩍 휘장과 장식이 달린 군도의 위세를 과시하면서 정작칼집안에는 나무칼을 꽂아 감추고 있는 것과 같다.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세계화를 향해 단합된 힘을 모아야 하는데 아무런 이의를 갖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화가 정치적 이미지 만들기에 동원된 수식어가 되거나 안팎이 일치되지 않는 위선적인 바람몰이용 케치프레이즈가 되는데는 단호히 이의를제기할 것이다.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돌아앉아서 세계화 하자는 사람들의 발목이나 잡고 있어서도 안된다.
쓰레기 종량제 하나부터 협력해야 하고 부동산 실명제를 하겠다고 하면 정부가 바라는대로 투기나 땅욕심을 벗어던져야 한다.
나폴레옹 병사의 나무칼 같은 허구적인 세계화가 안되기 위해서는 세계화란큰 변화를 위해 국민개개인의 작은 변화들을 결집시키는 화합의 동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마치 작은 시냇물로 저마다 각각 물레방아를 만들겠다고 나서면 곡식빻는 작은 일밖에 할 수 없지만 서로의 물길을 모아서 커다란 강을 이루면댐을 만들어 전기를 얻을 수 있는 이치와도 같은 것이다. 그런 국민 단합을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의 세계화가 필요하다.
JP같은 정치인 한사람을 놓고 '나가라' '못나간다'로 싸우는 정치판을 그대로 두고 세계화를 아무리 떠들어 봤자 국민들은 아무도 저마다의 작은 물길을 열어주려들지 않고 결국 댐은 만들수가 없게 된다.
아직도 '나무칼'은 곳곳에 꽂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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