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민자당의 '세계화'를 내세워 대표였던 김종필씨를 밀어내고그 자리에 국회 날치기통과의 주역 이춘구국회부의장을 앉혔다.당연히 "이부의장이 무슨 세계화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세계화하겠다는집권당의 대표감으로는 그를 부적격자라고 판단했을 법하다. 그러나 여기서그의 적격성여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일지도 모른다. 사실 민자당의 신임대표 인선이야기가 나올때부터 원외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여권에서는 심각한 인재기근현상을 겪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대표의 선임과정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본다.김대통령은 당과 정치의 세계화를 누누이 강조하며 당의 민주화를 '더이상미룰수 없는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날 대표인선 과정에서는 어느 한구석 당내민주화의 일면이라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당내민주화는 구두선에 그치고 말았다.이에앞서 청와대는 대표인선 과정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아무도 아는사람이 없었다. 대통령의 측근들도 철저히 함구로 일관했다.물론 6천명을 훨씬 넘는 대의원들도 김대통령의 이대표지명이 있기전까지는누가 당대표가 되는지 '까맣게'모르고 있었다. 신임대표가 누구인지 전혀 고려한 바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의 한마디 말을 듣고서 그저 박수를 열심히 쳐댔을 뿐이다. 그저 위에서 하라면 하고 말라면 마는 과거의 비민주적'관행'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당원전체가 당을 이끄는 시대"라든가 "당운영에 참여의 폭을 크게 넓혀나갈 것"이라는 대통령의 치사내용은 어디에서도 단초를 찾을 수가 없었다.
김대통령은 그 이유를 "(당헌상)총재로 지명받지 못하면 대표지명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적어도 규정상으로는 대통령의 말이 맞다. '자신이총재로 지명받지 못한 마당에 어떻게 대표를 지명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다.언제부터 민자당이 그렇게 규정과 민주적인 원칙을 중시했는지 의문을 갖기에 충분했다.
당이 변한다고 해놓고, 그리고 당이 세계화하기 위해 제2의 창당을 한다고해서 하루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먼길을 와서 그저 박수만 치다가 되돌아가는대의원들은 "과연 당이 민주화되고 있다"고 생각을 했을지 자못 궁금하다.〈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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