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요칼럼-세풍:정보고속도로

스웨덴의 한 여성장관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는 보도다. 수도 스톡홀름에서2백70㎞떨어진 자기 시골집에서 컴퓨터와 팩스와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고 회의가 필요할때는 화상회의를 갖는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아직 일상화가 어렵겠지만 이 여성장관은 두아이를 기르면서 거뜬히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는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재택근무 여성장관

28세의 청년 한명이 2백년이 넘는 영국베어링은행을 파산시켰다고 세계가 떠들썩하다. 싱가포르지점에 근무하던 이 직원은 연초 싱가포르외환시장과 일본오사카 주식시장에서 1만5천~2만건의 금융상품거래계약을 체결했는데 그후일본고베(신호)대지진이 일어나 일본증시는 폭락했고 그가 투자한 금융상품의 만기가 1개월만에 돌아오면서 사건이 표면화 됐다. 베어링 금융그룹이아시아 금융시장에서 거액의 투자손실을 입고 거래정지에들어가자 일본·홍콩·한국등 아시아증시는 물론이고 영국·프랑스·독일등 유럽도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오늘날의 이런 충격은 세계적이고 또 즉각적이다.최근 브뤼셀에서 열린 선진공업 7개국(G7)정보통신회의는 정보사회로 순탄하고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일이 20세기 마지막 10년간 해야할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데 합의하고,새로운 네트워크구축을 위해 각국 정부간 온라인정보교환, 각국을 연결하는 전자도서관·박물관·미술관개설, 환경보전을 위한 데이터베이스개발등 11개 초기역점사업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 회의의 주역은물론 미국이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정보화사회를 '정보초고속도로'(Information Super Highway)라고 처음 표현한 앨 고어 미국부통령이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은 정보통신시장을 외국에 개방할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시장개방은 상응하는 개방조치를 취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지금 정보화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정보고속도로'건설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각국 경쟁치열

미국은 고속도로가 20세기의 미국을 만들었고 공업사회를 지탱해온 것으로알려져 있다. 바로 앨 고어부통령의 부친이 전미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건설을 추진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그의 구상(Interstate highway)이 1953년에받아들여져 자동차산업과 유통분야에 혁명이 촉진되었다고 한다. 미국 노동자 5분의 1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20세기의 미국을 세계 제일의 공업국가로유지시켰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제 21세기를 위해서 '정보고속도로'를 추진하고 이것이 앞으로 전개될 고도정보사회의 미국을 지탱하는 대동맥이 될것으로 믿는듯하다.

일본의 노력도 대단하다. 과거 40년동안미국에서 먼저 개발한 트랜지스트 라디오·컬러TV·휴대용카세트플레이어·비디오카세트레코드등을 가져다가 훌륭한 상품으로 만들어 수십억 달러의 사업으로 키운것은 바로 일본기업들이었다. 일본기업들은 멀티미디어에 다시 투자를 하고있다. 그들은 멀티미디어가 '무지개 끝부분에 있는 금덩어리'라고 표현하고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지금은 모른다고 한다. 미국기업들이 멀티미디어사업으로 몰려들고 있으니 그금덩어리는 곧 빛을 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측에서는 일본이 '정보고속도로' 건설 경쟁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케이블TV는 정보화사회의 중요한 시설의 한 부분인데 미국가정은 이미 90%를초과했으나 일본은 20%미만이며, 미국가정용 컴퓨터의50%이상이 다른 네트워크에 가입해 있으나 일본은 10%도 못미친다고 한다. 일본의 언론들은 미국·일본간의 '멀티미디어 전쟁'에서 이런 현상들을 지적하며 일본이 위기에 있다고 자주 경고하고, 총리도 새해연설에서 국민들에게 도전하라며 용기를 북돋우나 일본이 쉽게 정보고속 도로건설의 흐름을 따라잡지는 못할듯 하다.미국이 한발앞서

우리나라는 어디쯤 와 있을까. 이제 막 케이블TV시대가 열리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어제 케이블TV개국에 즈음하여 "정보와 문화가 국경없이 넘나드는정보화시대에 종합유선방송이 우리방송의 국제경쟁력을 높여주는 선도적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축하했다. '정보고속도로'의 기초를 놓기 시작한 셈이다. 〈본사이사〉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