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서울대 총장에 취임하시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취임식은 언제쯤 가질 예정이십니까.▲업무시작은 1일부터지만 입학식이 2일이니까 그 이후에나 취임식을 가질수있을 것 같습니다. 대략 3월중순 정도에나 가질 수 있겠지요.-서울대학교의 발전 청사진에 대한 개인적인 계획같은 것을 소개해 주시죠.▲인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에 따른 적절한 방향을 세워야겠지요. 방향은 크게 두가지라고 봅니다. 먼저 도덕적인 상징역할을 해야한다고 봅니다.그 다음이 실험 실습 기자재등 물질적인 문제겠지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자질을 갖춘 학생과 교수들이 있음에도 연구여건이 좋지 않아요. 재정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심부름을 하는 것이 총장이라고 봅니다.
또 대학의 상향발전을 위해 서울대학교가 선두에 서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울대학교법의 제정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법의 제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해주시지요.
▲약 25년전부터 서울대학교를 총리직속기구화 해야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만약 그때 실현됐다면 서울대는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이 됐을 겁니다.대부분의 대학도 수준을 높이는 길을 택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유수의 대학들과 비교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대학에 대한 재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정부는 교육개혁은 반드시 실시할 것이라고 합니다. 교육개혁 전반에 대한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요.
▲교육개혁은 절실히 필요한 것이지요. 학교교육의 독자적인 존재는 있을수없다고 봅니다. 사회와 가정 그리고 학교교육이 일체화돼야 합니다. 그러나우리 현실은 따로 존재하면서 서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유치원 국민학교 부터 정신적으로 충실한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다음이 중등 교육입니다. 대학은 그런 인성과 인격의 형성이라는 바탕위에 지식위주의 전문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대학입시의 본고사문제와 고교입시의 부활문제도 이야기 되는데요.▲본고사의 유지냐 폐지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각대학이 입학기준을 가져야 합니다. 머리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도 떳떳한 사람이 대학에 들어올수 있어야 합니다. 고교평준화의 폐지에 대해서는 급격한 제도변화는 매우조심스러워야 합니다. 20년간 지속된 제도를 검증없이 당장 없앤다는 것에는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충분한 검증도 없었다고 봅니다.
-고향의 이야기로 화제를 바꿀까 합니다. 총장님께서는 고향에 대해 남다른자부심과 애착을 가지신 것으로 들었는데 대구·경북의 문화적 특성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고향은 정서적으로 가장 그리운 존재입니다. 몸이 가든 못가든 고향에 대한 정감과 향수는 말할 수 없이 깊은 것입니다. 그만큼 제게 있어서 고향의의미는 큽니다. 대구·경북 사람은 나름대로 가장 떳떳하고 자부심을 갖고부당한 강자에게 머리굽히지 않고 선하고 약한사람에게 한없이 약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고향이 제게 주는 교훈은 사람과 사람사이의신의라고 봅니다.
-최근 교육도시로서 대구의 명성이 크게 퇴색된데다 특징없는 도시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교육도시로서 명성을 되찾는 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대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도시·농촌 할것 없이 돈(전)세상이 돼버렸습니다. 금전이 국민적인 가치기준이 됐습니다. 그래도 저는 대구·경북사람들은 세속화를 거부하고 선비적기질을 많이 갖고 있는등 자존심이 있다고 봅니다. 허물어뜨릴 수 없는 문화적인 전통을 갖고 있고 그 전통은 쉽게깨지지 않을 것이고 그 전통적 저력은 반드시 발휘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나 스스로 고향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총장이 되시기 전에도 고향에서는 형제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화젯거리가 되곤 했습니다.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 주시죠.
▲선친께서는 대구고보(경북고의 전신) 8회로 나와 일본 도쿄대를 졸업하고판사생활을 1935년부터 43년까지 하셨습니다. 제가 기억나는 것은 선친께서일제치하였는데도 재판정에 한복을 입고 나가셨다는 것입니다. "한복을 입지 않으면 몸이 불편하다"는 구실로 한복을 고집하셨습니다. 또 당시 창씨개명도 하시지 않았습니다. 선친께서 면직당한 이유도 신사참배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후 해방까지 변호사도 못하셨어요. 해방후에야 변호사생활을 하시다가 6.25때 납북되셨지요. 그런 선친의 정신이 형제들에게 전해졌을것이라고 봅니다.
(이총장은 4형제 가운데 맏이다. 영남대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중 평민당공천을 받아 전남 영광·함평의 국회의원을 지낸 이수인교수가 있다. 이교수가 그의 바로 아래 동생이다. 그 아래 동생 수윤씨도 한국교원대 교수로 재직중이고 막내인 수억씨는 서울방송의 부장으로 재직중이다)-공법학자이시니까 정부의 사법제도 개혁방침에 대한 남다른 견해가 있을 듯한데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나라에서 현실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 직업 가운데 가장 양심적인 집단이 저는 법조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일부의 검사 판사변호사들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두고 전체 법조인을 매도해서는안됩니다. 한편으로 이렇게 된데는 법조인들이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겸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판사 검사 변호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데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또 각 분야별 전문법조인의 양성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우리전통과 유리된 제도가 돼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미국과 같은 사회가 아닙니다.
-사법제도 개혁에는 법과대학의 폐지도 들어있어 그대로 된다면 서울법대도없어지는데 서울법대의 학장을 지내신 분으로 어떤 견해이십니까.▲서울대법대는 여러가지 역할이 있습니다. 이를 없애고 대학원을 만든다면 기술인력은양성이 되지만 지금같이 법률적인 소양을 갖춘 인재는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다른 대학의 법과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국정지표가 된 세계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념이 너무 광대하다고 봅니다. 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있습니다. (이총장은 이를 절대 겸손이 아니라고 했다) 세계화의 개념에 대한 혼선을 피하기 위해 두가지를 지적한다면 세계화란 소수가 아니라 전국민의 상향정예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민족의 정체성의 토대위에서 이뤄져야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80년 '서울의 봄'당시 학생처장으로 학생들을 보호하려다 보안사에 끌려가고초를 당하신 분으로서 학생운동과 특히 주사파에 대한 견해는 어떻습니까.
▲학생운동이란 것은 절제를 벗어나 과격해지기 쉽습니다. 이는 나라에 손해를 끼치게 됩니다. 이제껏 학생운동은 애국적이었습니다. 여기서 도를 넘을경우에는 우리가 이를 막아야 합니다. 서울대에는 주사파가 없다고 봅니다.행여 주사파가 있다면 학생운동 초기에 있었을 것입니다. 사회의 모순이 격화되면 빠질 우려도 있겠지만 우리가 잡아줘야 합니다. 바른 길로 오도록 교수와 선배들이 교육을 해야겠지요.
-평소 생활철학이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 가능한한 정직하고사람을 대하는데 성심껏 한다는 원칙은 갖고 있습니다. 또 강하지만 부당하게 저를 누르는 사람에게 머리를 숙인 기억이 없습니다. 그러나 윗분들께는도리와 예절을 다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습니다. 〈정리·이동관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