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잠깐 만납시다-고공90m 눈감고 올라가요

"요즘도 그네는 무서워 못타지만 고공에서 흔들리는 타워크레인에는 눈감고도 올라갑니다"경력3년째인 청구산업개발의 처녀 타워크레인기사 신외선씨(27). 지난92년 3개월과정의 한양건설 직업훈련소를 거쳐 '거친 현장'에 취업,남자들도 올라가기 힘든 지상90m높이의 까마득한 타워를 하루에도 몇번씩 단숨에 올라가는'스파이더우먼'이 됐다.

고향 부산에서 여상을 졸업한뒤 농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친구와 장사를 하기위해 사직했는데 친구가 시집가는 바람에 졸지에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평소 색다른 일을 꿈꾸던 신씨가 삶의 터전을 안전모와 작업복의 건설현장으로 바꾼 계기는 신문에서 본 중장비직업훈련생 모집광고."그냥 재미있을것같았다"는것이 타워크레인 핸들을 잡게된 동기다.

작업중 점심때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라디오를 벗삼아 타워크레인위에서생활하는 신씨는 생리현상도 창공에서 별도의 용기에 처리해야하는 고충을겪지만 일자체가 즐거워 별다른 불만이 없다.

그녀를 부를땐 "신기사"하고 불러야지 "미스신"이라고 부르면 대답조차않는다는 그녀. "동료들이 나를 숙녀가 아닌 같은 동료로만 대해주면 족하다"면서 "여건만 허용된다면 결혼후에도 계속 핸들을 잡고싶다"고 말한다.타워크레인은 근육을 쓰는 직업이 아니어서 어느정도 담력만 있으면 섬세한감각의 여성들이 어렵지않게 적응할수있는 직종. 3개월간의 직업훈련과정을거친뒤 6개월가량 현장 보조기사생활을 하면 홀로설수가 있어 현재 대구지역에만 5명의 여성이 활약하고있다.인력수요가 많아 취업은 별어려움이 없다.현재 임시직인 신씨의 수입은 월급70만원에 연간보너스 4백%. 내년쯤 정식직원이 되면 급료도 1백만원이상으로 오를 전망이다. 〈지국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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