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쿄 도지사선거 후보5명 열전

'일본수도의 얼굴'인 거대도시 동경의 차기지사는 누가 될 것인가. 현 스즈키 준이치(영목준일)지사가 고령으로 재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신인등장을기다리게 된 동경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다. 이달 23일공고후 내달 9일 투개표가 진행될 동경도지사 선거는 후보압축으로 사실상뜨거운 본격 선거전이 시작돼 전국적인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가장 강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사람은 8일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전관방부장관 이시하라 노부오씨(석원신웅·68). 그는 관료로서는 최고지위인 관방부장관을 역대 최장기인 7년여 역임하면서 닦은 경험과 관록을 토대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불황과 대지진등 불안감이 가득한 도민들에게 안심감을심어주겠다"고 출마의 변을 토한 이시하라씨는 자민당을 비롯한 여당은 물론, 야당인 공명당도 지지를 표명해 일단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그러나 다른 후보들로 부터 '관료출신' 혹은 '정당업기'등에 대한 집중포화가 시작돼 당선을 장담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일찍이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태세를 갖춘 이와쿠니 테쓰진(암국철인·58)전이즈모시(출운시·도근현)시장도 만만치않은 후보다. 그는 원래 미국계 대기업간부였는데 민선시장으로 변신한 뒤 이즈모시를 일본최고의 시민편의 도시로 변모시킨 수완을 발휘했다. 시장이 된 뒤 토·일요일에도 민원서류를 발부하고 시재정을 흑자로 전환시키는등 글자그대로 '시민을 위한 시정'은물론, 경영원리를 행정에 도입한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재정난에허덕이는 거대도시 도쿄도에도 경영원리를 도입할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심어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밖에 두드러진 후보는 정치평론가이자 개혁론자인 오마에 겐이치(대전연일·52)'평성유신회' 회장이 꼽히고있다. 그는 자민당이 붕괴되고 연립정권이 등장할 무렵 평소지론인 개혁과 쇄신주장이 인정받아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지론을 바탕으로 예비정치단체인 '평성유신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고 다양한 정치적견해를 피력해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론가인 그가 실제로 많은 표를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지배적.

이들 외에 군소후보로는 전사회당의원을 지낸 우에다 테쓰(상전철·66)씨와공산당추천의 와세다(조도전)대 명예교수 쿠로키 사부로(흑목삼랑·73)등 모두 5명이 출마를 밝히고 있다.

관측통들은 이번 도지사선거전이 공약과 정책등 측면에서 정당과 비정당의차이가 별로 없고, 단지 이시하라씨를 둘러싸고 관료출신이냐 정당추천이냐는 논전만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도민의 5~6할이 '지지인물 없음'혹은 부동표로 분석되는등 무관심속의 열전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있다.〈도쿄·김종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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