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에서 돌아와 저녁준비를 하려고 싱크대앞에 서니 설겆이할 그릇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두 딸애가 점심먹은 그릇들을 씻지도 않고 그대로 둔 모양이었다. 울컥 짜증이 났지만 '참자'하고는 고무장갑을 끼고 씻기 시작했다.냄비를 씻으려고 뚜껑을 여니 라면국물이 한그릇이나 넘게 남아있었다. 순간나도모르게 목청이 올라가고 말았다. "너희들 자꾸 라면국물 많이 부어 끓여먹고는 이렇게 남겨서 버릴래?"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목소리를 조금 낮추어 타이르듯 말했다. "물 많이 넣어 끓이면 가스 낭비에다 맛도 없고, 라면국물 버리면 수질오염까지 시키잖아"그랬더니 두 딸이 동시에 폭소를 터뜨리는게 아닌가. "와! 우리 엄마 수질오염까지 걱정하시네" 꾸중을 들으면서도 실실 웃는 모습이 "엄마가 우리를 꾸중하시는 의도는 그게 아닌것 같은데요"하는것 같아 더욱 화를 돋구었다. 또 소리를 높여 야단을 쳤다."왜 내가 수질오염 걱정하니 너희들 우습냐? 하수구에 부으면 흘러가겠지 하고 생각없이 버리는 라면국물 한 그릇을 정화시키자면 약 1천배의 맑은 물이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거냐? 너희들도 이제 고등학생, 대학생이니공동체의식을 실천할 줄도 알아야지" 강경한 어조로 말했더니 반성이 되는지 "예, 알겠습니다"하고는 저희들 방으로 들어갔다.저녁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가뿐해졌다. 평소에도 전기 아껴 써라, 샴푸 적게사용해라, 당부를 했지만 아이들은 엄마는 으레 아까와서 그러려니하는듯 귀담아 듣는것 같지 않았는데 오늘 수질오염 얘기는 저희들도 공감이 가는지다소곳이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딸들을 위해 뭔가 한 몫을 해준것 같아가슴속이 후련해진 하루였다. 한이분(대구시 수성구 만촌1동 378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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