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복지구상 의미〉

김영삼대통령의 '삶의 질의 세계화'를 위한 복지구상은 정부가 세계화의 주요과제의 하나로 복지문제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복지와 세계화를 자연스럽게 연결지음으로써 지금까지 성장위주의 국가정책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국민복지와 '삶의 질'의 문제가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 기조라고 할 수 있는 '세계화'의 주요과제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김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은 또 세계화로 이루어 낼 미래에 대한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추상적이고 국민의 일상생활과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세계화의 개념을 국민생활 가까이로 끌어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사실, 김대통령이 '세계화' 구상을 밝힌이후 지금까지 세계화의 각론으로 제시된 내용은 경제행정규제 완화, 시장개방, 정부조직 개편등 대부분 국민의일상생활과는 무관한 분야에 속하는 것들이었고, 삶의 목적보다는 수단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작 변화와 개혁의 목표가 돼야할 국민복지의 측면은 무시돼 온 나머지 서민들에게는 '무엇을 위한 세계화인가'에 명쾌한 답을주지 못한 감도 없지 않았다.이날 발표된 복지구상의 주요 내용은 '6개 주요정책과제'와 '삶의 질을 세계화하기 위한 5개원칙'이다.

6개 주요정책과제는 첫째로 영세민, 장애인, 불우아동에 대한 생활보호 수준을 실질적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근로능력이 있는 취약계층을 위한 직업훈련을 확충하고, 장애인들의 교육 및 재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고용기회 창출을 위한 정부지원을 강화하는 공적부조 확대계획을 포함하고 있다.둘째로 노인들을 위한 취업기회 확대, 복지시설 확충, 민간복지 산업지원,무의탁 저소득층 복지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책을 강구키로 했다. 셋째로는탁아시설 확충과 여성고용 기회의 확대, 정치참여의 활성화 등 여성의 생산적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의식, 정책을 변화시켜 나가기로했다.

넷째로 사회보장수요의 급증과 다양화에 대비해 연금, 의료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등 사회보장제도를 내실화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다섯째는각종 사고 및 재해에 대비한 사회안전체계의 현대화·정보화를 추진하고 도시가스, 교통, 통신망의 안전관리체계를 정비하고 도시관리 시스템 및 방재시스템을 확립하는 등 사회안전체계도 확립키로 했다. 응급환자가 언제 어디서나 신속하게 구조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응급구조체계도 완비할 계획이다.

끝으로 환경보전을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범국가·범국민운동을벌여 나가는 등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쾌적한 환경을 위한 21세기형 환경개선 종합계획도 수립키로 했다.김대통령이 왜 이 시점에서 이같은 구상을 발표하게 됐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며, 한편에서는 6월 지자제 선거와 관련된 일종의 정치공약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김대통령의 복지구상은 이름 그대로 김대통령이 그동안 준비해왔던 구상을 밝힌데 불과하며, 어떤 정치적 동기도 개입돼 있지 않다고강조하고 있다.

'삶의 질의 세계화'라는 개념도 현정부가 제시해 놓은 국가목표인 '통일된세계중심국가'속에 이미 들어있던 내용이라고 한다. 세계중심국가란 부민안국의 나라를 뜻하며, 이를 위해서는 소득뿐 아니라 삶의 질도 세계화되고 일류화되어야 한다는 풀이다.

그러나 이번 구상은 전체적으로 구체적 실천계획이나 재원마련등 실천가능성을 타진해보기도 전에 서둘러 발표된 인상이 없지 않으며, 특히 '6개 주요정책과제'는 정부의 실천의지가 뒷받침되지 않고는 시행될 수 없는 추상적인목표와 의욕을 나열한데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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