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출신 재벌총수인 김석원쌍용그룹회장이 뜻밖에 민자당 달성군조직책에선정돼 정경유착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것을 보는 대구·경북지역민은 안타깝기 짝이없다. 선대인 고 김성곤회장에 이어 부자2대에 걸쳐 출향기업인으로고향발전을 위해 남다른 기여를 해왔고 지금 추진하고 있는 향토개발 청사진도 지역민의 기대감을 넘치게 하는 김씨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김씨의 기업활동과 애향심에 대해 지역민들은 높은 평가와 함께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그런 뜻에서 민자당이 정경유착의 시비로 상처를 입힐 수 있음을 짐작하면서도 김씨의 정계입문을 권유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이다. 재벌총수의정계진출은 많은 논란의 여지를 갖고있지만 이미 선진국에서는 재벌의 정치활동이 상당수준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정경유착이 경제개발과 사회발전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것이 지난날의경험이다. 14대 대선에서 정주영현대그룹회장이 낙선한것도 대국적으로 보면정경유착의 폐해가 더 짙어질 것을 우려한 국민들의 판단때문이었다고 할 수있다. 물론 정계진출에 긍정적 태도를 가진 경제인들은 썩은 정치인들에게정치를 맡기기보다 경제인이 직접 정치에 나서는 것이 정치의 세계적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 주장한다. 전적으로 이를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민의 정서는 아직도 그같은 경제인의 논리보다 정경분리의논리에 더 공감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민자당이 국내유수의 경제인을 정치판에 끌어들이는 것은 우리사회전체의 손실로 볼 수밖에 없다.또한 김영삼대통령과 민자당은 김씨를 조직책에 선정함으로써 지금까지 재벌의 정치참여를 금기시해온 논리를 일관성 없이 번복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된것이다. 재벌의 정치참여를 돈으로 권력을 사려는 것으로 매도했던 민자당이 김씨를 영입한 것은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않는것이다. 정주영씨의 경우는 자기돈으로 당을 만들어 대권을 장악하려했고 김씨의 경우는 기성정당의영입에따라 국회의원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다르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헌법적 지위에 비춰볼때 재벌의 주인이 국회의원 이되려는것에 대해 민자당의 그같은 변명만으로 납득할 수 없다. 민자당은 김씨영입에 따른 정경유착우려에 대해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민자당권유를 받아들여 김씨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전적으로 김씨의 권한과 판단에 속하는 일이다. 그러나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재벌의 총수는 공인중의 공인이므로 정치참여가 국가와 사회에 미칠파장을깊이 생각해야할 것이다. 정치와 경제를 일체로 파악하려는 김씨의 의식이국민적 거부감을 가져오고 그것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면 더욱 그러한 것이다. 아무튼 향토의 기대를 걸머진 기업인이 정치판에 실족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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