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에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우먼파워' 열기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어떻게 투영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그동안 여성들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넘는 엄청난 표를 갖고 있으면서도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대표적인 '아노미 계층'이라는 평을 들어왔다.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갈수록 활발해지는 추세속에서35년만에 본격 부활된 지방자치는 주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치의 장이라는 점에서 여성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방화시대에는 지역사회의 환경, 교육, 복지등 피부에 와닿는 일상문제가 정치적 핫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고장 일꾼에 대한 여성의관심도 그에 비례해 높아질 것이란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내무부의 최근자료에 의하면 지난 2월말 현재 여성유권자는 전체의 50·6%에달해 남성보다 더많은 투표권을 갖고 있다. 잠정집계이긴 하지만 전체 3천97만7천명의 유권자중 여성이 1천5백68만4천여명에 달한다.
지난 87년 대통령선거후 실시된 5차례 선거에서 여성유권자 비율은 평균 50·7%. 수치는 과거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정당들과 여성단체들의 관심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이번 4대 지방선거는 변수가 많은 선거인 만큼 여성계층의 투표성향이 더욱주목을 받고 있다. 광역의회의원의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여성의 정계진출을위한 제도적 틀이 마련되는가 하면 자원봉사제도의 활성화로 여성의 선거참여 기회도 종전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여성들의 정치의식이 크게 고무될것이며, 자연스럽게 여성유권자들의 영향력도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으로예견하고 있다.
여야 정당들도 지방자치에 관한 여성의 정치의식을 겨냥, 여성유권자들의 표를 최대한 끌어들일수 있는 다양한 공약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민자당은 이번 선거에서 여성층을 표적으로 △탁아소 증설과 보육교사 처우개선△전업주부의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기준 재검토 △동성동본 금혼폐지를위한 가족법개정 △남녀고용평등법, 영·유아보육법 실행을 위한 보완책등을골자로 선거전략을 마련중이다.
민주당도 지방화시대의 여성정책으로 △직장보육시설 확대 △'영유아보육에관한 조례'제정 △여성의 직업훈련기회 확대와 직업훈련기관 설치 △성폭력피해여성보호시설 설치 △농어촌여성을 위한 문화공간 확대등을 공약으로 내걸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와 육아·탁아문제외에도 특히 기초단체선거의 경우 지역사회의 쓰레기처리및 수질문제, 학교급식, 노인정운영등 각종사회복지문제가 여성유권자들의 주된 선택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문제에 상대적으로 '정통한' 여성유권자들이 정작 투표행위를하는데 있어서 후보들이 내건 공약을 얼마나 염두에 둘지 아직은 회의적으로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손봉숙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여성유권자들 사이에 점차 '선거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좋은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자들간에 공약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보여 공약이 투표성향을 좌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와관련,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정책을 보고 투표하라는 이상론보다는 인물본위로 뽑으라는 현실론을 여성유권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 관계자는 "정당의 정책과 자신의 이해관계를 철저히 따져 투표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유권자가 정책에 별 관심이 없다"며 "정책대결이 정착되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선거때마다 백화점식으로 등장하는 각종 공약이의례적이고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사고가 팽배한 게 사실"이라고말했다.
그는 또 "4대선거 동시실시의 절차가 매우 복잡해 여성들의 무성의한 투표가우려된다"며 "단체장 후보는 행정관리능력을, 의원후보는 지역주민들에 대한봉사정신과 도덕성을 평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들어 높아진 여성유권자들의 정치의식과 생활자치를 표방하는 지방선거의 특성이 과연 투표율의 상승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도 자신있는대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민자당 여성국은 긍정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와는달리 이번 지방선거는 엄청난 정보의 대부분을 주부를 중심으로한 여성들이소화할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참여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각 정당들이 여성당원을 많이 끌어들여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들은 4개 선거중 최소 1개 이상은 여성들의 관심을 끌게될 것이기때문에 기권하는 여성들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반해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전체 여성유권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는분석에 근거, 자아성취에 집착하는 이들 계층이 선거에는 소극적일 것이고,따라서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여성유권자들이 다른 선거와는 달리 여성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에대해서는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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