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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 일기'는 헨리 뉴엔이라는 사제가 제네시 수도원에서 7개월간 생활하면서 기록한 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서두에 저자는 자신이 사제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이를 지루한 하나의 직업으로 변조시켜 버리고 있었으며, 이로인한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깨달음을 얻고자 수도원 생활을 결심했다고 말한다.뉴엔의 이 고백은 음악인으로서 나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들었으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는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가?"라고. 그러나 슬프게도 "그렇다"고 답할 수가 없었다. 강의, 레슨, 연습, 연주등으로 쫓기듯 바쁘지만 실은 이러한 노력들이 의무감과 자기만족이라는 허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뉴엔의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생각이 계속 나를 괴롭혔다.

그러던 나는 책의 마지막에서 희망을 얻었다. 뉴엔은 철저한 수도원 생활에도 불구하고 보다 평온한 영적인 마음 상태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던 당초의 기대는 이루지 못했으며, 평생을 수도자로 지내도 그러한 일에 성공할 수 없으리라고 적는다. 그러나 수도생활에서의 체험들이 현실에 대한 안목을 길러주고시련을 겪을 때 '희망의 샘'이 되어준다고 말한다.

우리는 불완전할 수 밖에 없지만 진실을 향해 노력함으로써 진정으로 사랑할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게 되듯이 나도 나의 하루하루를 제네시 일기를 쓰는마음으로 맞아야 하리라 다짐해 본다. 비록 이러한 다짐이 하나의 허상에서 또다른 허상으로의 방황에 머무르고 말지라도.

〈피아니스트, 경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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