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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나는 대구를 출발해 남포로 갔다.텅 빈 고속도로에는 햇살이 그득했다. 가끔 평양공업단지로부터 출발한 듯한대형 컨테이너가 질풍처럼 나를 추월하여 미국으로 갔다. 오류 협동농장, 잠진협동농장에서 허리를 굽히고 양파를 캐는 아낙들이 보였다.어젯밤 보통강가에 있는 술집 '두레'에서 마신 술이 덜 깬 듯 몽롱한데 라디오에서는 앞으로 치러질남북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들의 동정에 대한 보도가나오고 있었다.

나는 남포에 도착하여 서해 갑문으로 갔다.

얼마전 포항제철로 흡수된 남포제련소에서 빠져나온 대형 선박이 갑문 사이로 힘겹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바람부는 서해갑문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다가근처 와우도 호텔로 갔다.

그 호텔 커피숍에서 나는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내 친할아버지를 만났다.아버지에게 '빨갱이의 자식'이라는 낙인과 가난을 남겨준 할아버지는 전쟁중에 이곳으로 넘어와 새 여자와 결혼하여 두자식을 두고 있었다.그 중 하나는결혼해 아들 넷을 두었는데, 그 중 한명의 이름이 나와 같았다. 하도 신기하여, 이제 겨우 세살쯤 됐을까 하는 그 아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잠이 깨어 눈을 뜨니 세살난 아들이 울고 있었다. 괴상망칙한 꿈도 다 있다싶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신문을 들고 화장실 좌변기에 앉았다. 그런데 펼친신문 일면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 있는게 아닌가. '대우 남포공단사업 승인'그리고 그 위로 '광주항쟁 15주년', 아래로 '한국형 경수로만이 대안'.〈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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