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으로는 부정적인 구석도 없지않았지만 4대지방선거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같다. 이제는 태풍이 지나간 뒤에 수습해야할일이 많듯이 바로 그런 시간이다. 4대지방선거가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남긴지금 가장 우선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는 직선단체장들의 바르고 빠른 자치단체의 업무인수가 아닌가 한다.지금 지방자치단체들은 정상적인 행정을 펴지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극히 통상적인 업무이외는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이같은 행정공백은 지난해말 지방행정구역개편과 3월말 지방선거출마희망 공직자들의 대거사퇴등으로 지금까지 제대로 수습되지 못하고 지속돼온 것이다.
이같은 행정공백은 선거가 본격화된 지난달말부터는 모든 행정력이 선거업무에 매달려 더욱 심화된 상태다. 많은 공무원들도 선거분위기에 휩쓸려 이른바 '패가르기' '줄대기'등으로 선거뒤에 나타날 자신의 잇속차리기에 더신경을 쓰는 풍조까지 일어나 행정이 심각한 상황에 까지 이른것 같다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4대선거를 치르기까지 6개월여동안 난조를 거듭해온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이제는 빠른시간내 제자리에 앉혀야할 시점이다. 이 문제는 쉽게 풀수없는 어려운 것이지만 빨리 풀어야할 과제이며 이것을 얼마나 바르게 빨리풀수있느냐하는 것은 바로 직선단체장들의 능력이고 그들이 부여받은 최우선의 소명이라 할수있다.
직선단체장들은 7월1일 일제히취임식을 갖는다. 이날부터 각자가 자기가맡은 지역의 살림을 꾸려나가야 한다. 지역마다 특성이 있고 여건이 달라 획일적인 능력평가는 어렵겠지만 우선 자기지역의 현황을 소상히 알아서 여건에 맞는 시정을 펴야할 것이고 지역의 공무원들을 화합으로 통솔해 시정이차질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취임뒤얼마나 빨리 자치단체의 행정에 접목시키느냐에 따라 단체장의 유·무능이판가름남은 물론 자치단체의 앞날도 좌우되는 것이다. 직선단체장으로 당선된 사람들은 자기나름대로 최선의 구상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모두가 자기지역을 제일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지역민들에게 약속하고 당선된 사람들이니까 최선을 다해 자기지역을 꾸려갈 것으로 믿는다.
가장 살기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일을 하려면 가장 먼저 지금까지 장기간흐트러져있는 살림살이를 야무지게 인수받아 정상적인 궤도에 올려놓는 일이다. 해이해진 질서를 바로 잡는 것이 짧은 시간에는 어렵겠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해야 한다. 이번에 당선된 단체장들 임기가 3년이기 때문에 더욱 여유가없다. 허리끈을바짝 졸라매고 믿고 뽑아준 지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할 것이다.
지방선거결과 지역 특히 대구에서는 반민자성향이 두드러졌다. 일단 민자당후보는 득표에서 손해를 봤다는게 개표후 곧바로 나타난 분석이다. 그통에과거 후보자면 누구나 선호하던 기호1번은 이번 선거에서는 가장 기피하는기호가 됐다.
지역의 반민자성향은 그러면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 집권민자당의 누적된실정과 정책수행능력의 의문 때문이라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지역의 반민자성향의 원인을 민자당으로 대표되는 중앙정부에서의 대구경북, 이른바 TK의소외에서 찾는 이도 적지않다.
중앙정부에서 TK인사들의 소외는 곧 대구경북과 지역주민 모두의 소외로파급돼 반민자성향을 확산시켰다는 분석을 한다. 지역소외론을 거론하는 이들은 반민자성향을 지역의 패배주의로 비하하기도 한다.
지역의 소외나 지역인재의 소외는 지역의 인재양성 풍토에 대한 의문도 낳는다.그런점에서 반민자성향의 이번 선거로 당선된 지역단체장에게 지역의소외와 패배주의를 불식시켜달라는 요구를 하는 이가 많다. 주민이 주인으로서 스스로 지배한다는 자치제하의 단체장에게 바라는 이런 요구는 곧 지역스스로 인재를 키우고 아끼는 풍토를 조성하고 주민이 지역에 긍지를 가질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문이다.
선거운동이 한창일때 어느 독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도대체 지방선거로 시장과 도지사를 뽑으면 과거 임명 시장이나 도지사와무슨 차이가 있느냐. 그저 주민들이 뽑았다는것 뿐이라면 굳이 난리를 쳐가며 뽑아야할 이유가 있느냐 "
임명단체장과 민선단체장의 차이에대해지역중진 법조인은 이렇게 요약한다.
"과거 임명단체장이 지역을 거쳐가는 자리로 여겼다면 이제 민선단체장은지역을 종착지로 여기는 자세의 변화가 있어야한다. 시각을 서울로 두느냐지역의 발전과 국제화에 두느냐 하는 점이 지방자치 성패의 갈림길이다"단체장 스스로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결국지역주민을 주인으로 섬겨야한다는 것이다. TK의 득세와 소외가 화제가 될때마다 대구경북 주민들이 해온 '왜 서울 TK때문에 대구경북에 터박고 사는 진짜 지역민이 피해를 보아야 하는가'라는 볼멘소리는 이제 사라지게해야한다.자립과 자구의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겠다는 얘기다.
자치제 단체장이 여전히 지역을 거쳐가는 자리로 여기거나 무게중심과 잣대를 서울에 둔다면 대구경북지역민에 씌워진 덤터기와 패배주의,소외는 반복될뿐이다. 주민들이 지역에대한 긍지를 느낄수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은서울지향을 털어내자는 것과 다르지않다.
'지역은 촌스럽고 서울은 세련되고 멋있다'는 서울지향으로는 후보자면 누구나 내세운 지역경기활성도 요원할 뿐이다. 이번 선거로 탄생한 단체장은아직 선거의 승리를 만끽하기에 이르다. 흩어진 민심을 추스르는 의지와 겸허함이 지역민에 공감을 불러일으킬때 승리의 기쁨을 다함께 나눌수 있을 것이다.
〈서영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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