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애증의 감정이란 묘한 것이어서 사랑스러우면 한없이 예뻐보이고 밉기시작하면 끝없이 밉다. 사마천의 사기가운데 '노장신한열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미자하란 사나이가 위나라 임금의 총애를 받아왔다. 어느날 그의어머니가 병이나서 임금의 수레를 몰래타고 대궐문을 나왔다. 임금은 이말을전해듣고 "얼마나 효도가 극진한가. ?죄(월죄·범죄인의 발꿈치를 베던 형벌)도 대수로이 생각지 않았으니"라고 칭찬했다. ▲또 어느때 임금과 과수원에 행차하여 복숭아 맛이 달아 먹던 것을 임금에게 주니 위임금은 "얼마나임금을 생각하는 정이 깊은가. 자기가 먹던 것도 잊어버리고 나를 이토록 생각해주니"라고 침이 말랐다. 그뒤 미자가 늙고 임금의 사랑도 식었다. 이때위임금은 이렇게 말했다. "미자는 일찍이 나를 속이고 내수레를 탔으며 또일찍이 나에게 먹던 복숭아를 먹였다. 괘씸한 X이다" ▲최근 뉴스위크지는삼풍참사이후 '사고의 왕국'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인들이 대참사가 일어날때마다 정부를, 특히 대통령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삼풍백화점 참사는 부실시공이원인이며 대통령의 잘못으로는 돌릴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또다른 속담이 있다. '민심은 천심'이라하거나 '덕불고필유린'이라 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억울한 비난이라 할지라도 덕을 베풀며 애증감정의 변화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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