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 156 (제6장 두더지는 땅을 판다 ?)

제6장 두더지는 땅을 판다 ?내가 눈을 뜨는 시간은 일정하다. 눈을 뜨면 창으로 히뿌염한 빛이 밀려든다. 나는 꾸물대지 않는다. 눈을 뜨면 곧 일어난다. 바지를 입는다. 기요와짱구는 한잠에 들어있다. 가건물 밖으로 나온다.닭들한테 물과 모이를 준다. 닭똥을 쓸어 모은다. 밭을 살핀다. 상추와 고추를 딴다. 밭을 매어준다.거름을 주기도 한다. 일이 끝나면 세수를 한다. 그때까지 기요와 짱구는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보호벽앞에서 거리를 내려다 본다. 중심가라 사람의 왕래가 많다. 출근걸음이 바쁘다. 승용차가 밀려 띠를 이룬다.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차사이로 빠져나간다.

기요와 짱구가 일어난다. 후다닥 세수와 양치질을 마친다. 우리는 옥상에서 내려온다. 기요와 짱구는 오토바이 헬멧을 들고 있다. 우리는 가정식 밥집으로 간다. 식사를 마친다. 호텔쪽으로 걷는다.

"마두 넌 이제 단란주점으로 출근할 필요가 없어. 우리뒤만 따라 다녀"기요가 말한다. 짱구가 형님 뵙고 가자고 말한다. 짱구가 대진상사로 올라간다. 기요와 나는 짱구를 기다린다. 대진상사 지하는 중국음식점이다. 일층은 커튼점, 시계방, 약국이 있다. 이층은 당구장이다. 짱구가 건물에서 나온다. 간부회의 중이라 그냥 나왔다고 짱구가 말한다. 우리는 호텔 뒤쪽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기요와 짱구가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가 거기 있다."넌 꼴리는대로 골라잡아 타"

기요가 내게 말한다. 헬멧과 색안경을 쓴다. 나는 짱구 오토바이 뒷자리에탄다. 기요는 오토바이를 너무 빨리 몰았다. 짱구도 헬멧과 색안경을 쓴다.오토바이 두대가 출발한다.

"어디 가?"

내가 짱구에게 묻는다.

"넌 여태 뭘 들었어. 폐차장 굴집 동네로 간다 했잖아. 노 사는 동네""노 사는 동네? 경주씨?"

"그래, 경주씨다"

차도는 주차장을 이루고 있다. 오토바이가 차사이로 빠져 나간다. 인도에는 초록색 모자를 쓴 여자들이 홍보물을 돌리고 있다. 통행인들이 홍보물을받기도 하고 받지 않기도 한다. 초록색 모자가 허리숙여 절을 한다. 경주씨도 그런 홍보물을 돌린다고 했다. 경주씨는 없다. 오토바이가 중심거리를 벗어난다. 길이 뚫린다. 오토바이가 속력을 낸다. 아침바람이 시원하다. 플라타너스 잎이 싱그럽다. 이맘때면 아우라지는 경치가 좋았다. 산과 들이 가장살찌는 계절이다. 온갖 풀나무의 잎이 무성했다. 신록의 푸르름으로 한껏 부풀었다. 아침 강가로 나가면 물살을 가르며 튀는 물고기를 볼 수 있었다. 그곳의 물을 정말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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