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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박철웅씨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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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구출된 대구시의원 박철웅씨(52)는 가족의 품에 안겨 담담한 어조로 납치상황을 설명했다.-납치당시의 심정은.

▲지금까지 한 번도 남들을 속이거나 이용한 적 없이 살아왔다는 생각에허무하게 죽진 않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약해져결국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

-감금당해 있을 동안의 느낌은.

▲가족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시의원으로서의 신분이나 체면 같은 것은 생각조차 나질 않았다.

-식사는 어떻게 했는가.

▲나흘동안 범인들이 밥을 한끼도 주지 않았다. 줄곧 찾아드는 허기와 공포를 정신력으로 버텨낼 수밖에 없었다. 음료수와 물을 가끔 주기는 했지만그것마저도 범인들이 요구한 돈을 받아낼 때까지내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방편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제대로 삼킬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이 선거결과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나.

▲처음에는 지난 선거과정에서불만을 품은 사람의 짓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청부살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다친 데는 없나.

▲옆구리가 조금 결리고 목에 멍이 들기는 했지만 크게 아픈 곳은 없다.-감금돼 있을 동안 범인들이 어떤 말을 했나.

▲범인들이 '형님의 지시다''이번 일을 끝으로 조직에서 손을 떼겠다'라는 말을 했다. 또 자신들이 악덕기업인과 사기꾼들만 해치는 선한 사람들이라며 살려주고 싶지만 조직의 지시라 어쩔 수 없이 당신을 죽여야 한다고 협박했다.

-육성녹음은 어떻게 했나.

▲범인들이 경찰을 따돌리지 않으면 내 손가락을 하나씩 자르겠다는 거짓내용의 육성을 몇번씩이나 강제로 외우게 한 다음 녹음했다. 이같은 내용을녹음할 때마다 가족들이 불안에 떨 것같아 범인들에게 수면제를 부탁해 억지로 먹고 잠을 청하기까지 했다.

-범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범인들이 나를 폭행하고 협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살았으니 그들이 가급적 가벼운 처벌을 받았으면 하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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