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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 풍성한 읽을거리 신진.중견작가 소설집 출간 빗발

연이은 대형사고 참사와 지자제 선거등의 영향으로 주춤하던 소설집 출간이 최근 잇따르고 있어 한동안 침체 기미를 보이던 본격 소설문학의 활성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류 작가등 신진들이 대거 가세, 인기 소설의급격한 판도 변화까지 예상되고 있다.윤동수씨의 첫 장편 '짧은 생애'(문예마당 펴냄. 전 2권)는 지난 80년대사회와 인간에 대한 믿음을 소중히 끌어안으려 몸부림쳤던 한 미술학도의 초상을 그린 작품. 정치성이 짙다는 이유로 졸업전에서 작품을 철거당해야 했던 서인덕이 현장 노동자로 투신하면서 진정한 땀과 건강한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윤씨는 지난 90년 등단 후 '쓸쓸한 오후' '깊은샘'등의 단편을 발표했다.

임동헌씨의 네번째 장편 '숨쉬는 사랑'(열림카디널 펴냄)도 지난 80년대에고통스런 삶을 살았던 젊은 청춘 남녀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정후와 수진을 번갈아 화자로 내세워 현재의 시점에서 80년대를 회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사랑조차 마음대로 나눌 수 없었던 80년대의 폭압적인 분위기와 그 속에서 고통받았던 젊은이들의 영혼을 묘사하고 있다.이명행씨의 두번째 장편 '우상의 숲'(문학과 지성사 펴냄)은 시골의 한 기독교 교당에서 벌어진 사제의 죽음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인간의 삶과 종교의 문제를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탐구하고 있으며 하재봉씨의 '쿨 재즈'(해냄펴냄)는 90년대 젊은 세대들의 감각적이고 가벼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작가들로는 우선 중견소설가인 양귀자씨의장편 '천년의 사랑'(살림펴냄.전 2권)이 눈에 띈다. 이 소설은 1천년 전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 한 쌍의 남녀가 현세에 다시 만나 그 사랑을 완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갓난아기의 몸으로 부모에게 버림받고 홀로 생을 개척해온 오인희와 고시를 준비하다 명상에 빠져 우주의 섭리를 깨쳐나가는 성하상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현실과 비현실이 어우러진 사랑을 그렸다.

김이소씨의 '칼에 대한 명상'은 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한 여인을 통해 우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학력 실업자의 절망을 그리고 있다.강규씨의 '마당에 봄꽃이 서른번째 피어날 때'(세계사 펴냄)는 가난한 집안의 딸로 미모에도 자신이 없는 의대생김은순과 여행객처럼 떠돌며 생의아픔을 견뎌내는 윤철수를 화자로 등장시켜 인생이란 결국 제각각 다른 통증을 견디는 것이며 그것을 견디는 방식의 차이일 뿐임을 강조하고 있다.이밖에 한강씨가 소설집 '여수의 사랑'(문학과 지성사)을 냈다.이들은 공지영.신경숙.김형경.이혜경등주로 여성인 베스트셀러 작가들을뛰어넘을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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