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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6월28일부터 워싱턴 스미소니언 몰지역에 있는 항공우주역사박물관에는 B29기 1대가 전시중이다. '에놀라 게이'란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이B29는 50년전 어제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했던 전투기다. ▲당초 에놀라 게이의 전시를 두고 미·일 양국은 1년여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여왔다.종전 50주년을 맞아 미국내에서도 자꾸만 희석되어가는 원폭사용의 정당성을확고히 하자는게 미국측 의도였다. 일본은 막강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이왕에전시를 하려면 '원폭피해 참상전'을 곁들이라며 압력을 넣었었다. ▲물론 이압력은 미국내 퇴역군인단체등의 거센반대로 무산됐다. 그때 까지만 해도 이논쟁은 한국인들에겐 강건너 불구경쯤으로 비쳐졌다. 징용등으로 끌려갔다가3만명이상이 현장에서 즉사한 엄청난 피해자 이면서도 가해자의 입장에 서야하는 묘한 현실탓일까. ▲어제 히로시마에서는 전세계에서 모인 1천여명의반핵운동가들이 피폭지점에 죽은듯이 누워있는 시위를 연출했다. 일본 주도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일련의 행사들은 최근 프랑스의 핵실험논쟁과 맞물려 에스컬레이트되면서 세계여론을 '피해국 일본'으로 각인시키는데 상당한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원폭피해를 입은 국내생존자는 2천3백여명. 그들은 국민적 무관심과 가난, 그리고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가해자'보다 '피해자'임을 더앞세우는 일본의 후안무치보다 무슨 일이건 쉽게 잊는 우리들스스로 건망증이 더 문제인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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