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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줬는데 억류라니... "북한 철저히 계산된 행동, 섣부른 지원 정부실책"

북한이 9일 정탐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우리측 쌀수송선을 돌연 억류했다는사실이 알려지자 각 사회단체와 시민들은 한결같이 북한측의 정치적 속셈을경계해야 한다며 북한의 비인도적인 행위를 비난하고 나섰다.억류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어떻게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간 수송선을붙잡아 둘 수 있느냐"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북한측이 지금이라도 즉각 수송선과 억류 선원을 풀어주고 남북 당국간 3차회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용선 기획실장은 "최근 진행된 쌀협상은 양측이모처럼대화의 물꼬를 트고 경협 등 각종 교류와 협력에 중요한 토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주 우발적인 일로 다시 긴장관계가 조성돼 참으로안타깝다"며 "때마침 광복 50년을 맞이하고 있는 이때 남과 북의 당국이 최선의 노력과 필요한 역할을 다해조속히 대화가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연대 동서문제연구소 김은기연구원(33)은 "북한은 선박과 선원을 담보로 다음 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고 남한은 반대로 북한의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남한의 북한에 대한 수혜적인 입장이 세계적으로홍보되는 것을 제지하는 효과와 함께 북한이 더 많은쌀을 얻어내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최덕빈 변호사는 "북한이 우리나라의 쌀 수송선을 억류한 것은 정치적인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한뒤 "기본적으로 남북한의 협상을 원하지 않는 북한에게 서둘러 쌀지원을 약속한 정부측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용호교수는 "북한이 3차 쌀회담이 열리더라도 더 이상남한으로부터 쌀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8.15 광복절을 앞두고 본격적인 대남공세에나선 것 같다"며 그동안 쌀 제공을 통해 개선 기미를 보였던남북관계는 당분간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강대 사학과 대학원생 조민재씨(28)는 "정확한 진상은 곧 밝혀지겠지만남북한이 서로 명분에 치우쳐 향후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행동으로보인다"며"어쨋든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대복씨(31.서울 영등포구여의도동)는 "이번 쌀 제공으로 남북한간의화해무드가 조성되길 기대했으나 선원 억류로 인해 남북한의 관계가 악화될 것 같다"며 "인도적인 차원에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 쌀을제공했는데 북한측이 선원들을 억류하다니 말이 안된다"고 흥분했다.또 주부 임지연씨(52.주부. 서울동대문구휘경동)도 "북한에 쌀을 처음 공급할때부터 우리가 너무 서두르는 감이 있었다"며 정부측의 신중한 대북자세를 요구한뒤"북한은 8.15 50주년을 앞두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민족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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