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미국대통령은 11일 '미국의 핵실험을 영구적으로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클린턴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은 찌는 무더위속에 갑작스레 내린소나기같이 시원한 발언으로 찬탄과 함께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지난 5월12일 전세계 1백70개 국가대표들은 뉴욕에 모여 세계평화를 위한초석의 일환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무기한 연장에 합의하고 이를 지켜나갈것을 약속한바 있다. 그리고 핵보유국들은 오는 96년까지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체결하여 지구상에서 더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겠음을 비보유국들에게 약속했었다.그러나 중국은 나흘만에 TNT 1백㏏규모의 지하핵실험을 실시, 비보유국 국민들을 경악시켰다. 그후 한달뒤 '프랑스의 영광'을 외치는 자크 시라크프랑스대통령이 시한부 핵실험 재개를 발표함으로써 NPT무기연기는 의미를 상실해 가기 시작했다. 중국과 프랑스는 핵보유국의 CTBT 체결에 동의하면서도핵실험을 재개하고 강행하는 이유는 실력쌓기와 과시 두가지다. 그들은 그들이 갖고있는 핵기술을 억지력 확보를 위한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하고 그 기간은 불과 1년 남짓남았기 때문에 기간내에 10여차례의 실험을 하겠다는 것이다.
일이 이렇게 꼬여가자핵문제에 관한한 세계의 경찰국가임을 자처하고 있는 미국도 '그렇다면 우리도 실험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는 성명을 냈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던 러시아도 기지개를 켜고 일어섰다. 그 뿐만아니다. 개도국의 77그룹은 프랑스의 태평양상 무루로아섬에서의 8차례 지하 핵실험 발표에 대해 즉각적인 반발을 표시하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또 마음먹기에 따라 금방이라도 핵보유국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일본도 프랑스의 핵실험계획에 대해 반기를 들고 프랑스제품의 불매운동을 펼치는등 지구상의 핵실험이 더이상 전개되지 않도록 하는 운동을 펴고 있다.
그리고 태평양 핵실험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반발은 강도가 의외로 높다. 프랑스제품의 불매운동은 물론 프랑스회사의 입찰자격을박탈하는등 경제전쟁을 치러서라도 핵을 물리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CTBT체결 시한을 일년남짓 남겨두고 세계적으로 들끓는 핵씨름의 와중에내린 클린턴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타오르는 장작불에 찬물을 끼얹어 불꽃을잡는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미국 핵억지력의 안전성이나 신빙성이 더이상 보장될 수 없다면 핵실험은 재개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여 놓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핵보유국이나 비보유국이나 간에 상당한파장의 억지효과를 갖게 될 것 같다.
이번 클린턴대통령의 핵에 관한 단호한 결정은 소규모 핵실험은 필요하다는 미정부내의 의견까지 잠재웠을 뿐아니라 '핵공포부터의 해방'이란 명제를향해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된다.이번의 조치는 중국과 프랑스에겐 직접 압력이 되겠지만 은밀한 핵을 꿈꾸고 있는 북한·이라크·이란에게도 무거운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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