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15'대사면.복권 지역정가 전망-"TK의 봄 세결집 촉각

박태준 전 민자당 최고위원, 박철언 전의원 등 대구·경북출신 5· 6공 인사들이 당초 예상과 달리 11일 정부의 8·15 대사면 복권조치에 포함됨으로써 앞으로 지역 정계에 어떤 변화가 올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6·27 지방선거후 정치적으로 구심세력이 없는 '무주공산(무주공산)'이나마찬가지인 대구·경북의 정치인사들을 둘러싸고 '민자 탈당설' '5·6공 신당설' 등 정계 재편을 예고하는 소문이 무성한 시점이기 때문에 이들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더욱 쏠릴수밖에 없을 듯 하다.지역 정가에서는 TK인사들의 사면복권 조치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이들이 대부분 내년총선에 출마하는 등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이들이 당장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정계 변화를 몰고 올지는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현재 미국 뉴저지주의 장녀집에 머물며 허파의혹 제거수술 준비를 하고있는 박 전최고위원이 정치에 개입할지는 섣불리예상하기 어렵다. 그러나지역에서 박 전최고위원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만큼 각 정파마다 그를 끌어안으려는 움직임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땅한 간판 인물이 없어 고심하고 있는 지역의 일부 민자당 전·현직 의원이나 자민련 등 여야를 막론하고 TK를 중심으로 세력을 모으려는 지역 인사들에게는 당연 손짓의 대상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기간동안 박 전최고위원에 대한 현정부의부당한 조치를 비판해왔던 자민련의 한 인사는 "박 전최고위원이 당에 들어온다면 금상첨화"라고 벌써부터 기대하는데서도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엿보게 된다.

YS정권으로부터 박해받은 상징적 인물이었던 자민련의 박철언 전의원은 공민권이 회복됨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 부인인 현경자 의원(대구 수성갑)을 대신해 출마하는등 지역이나 당내에서 정치적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당사에 나가지않은채 당체제 쇄신을 주장해왔던 박전의원은 11일"당장 당을 나갈 생각은 없다"면서 "TK가 들러리를 서는 것이 아니라 충청권과 대구·경북이 축이되어 당이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 대연합을 위해 내각제 개헌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자민련의 대구·경북출신 인사들은 박전의원의사면복권을 대환영하면서지역 정치권과 당내에서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수호 대구시지부 위원장은 "박전의원은 미국에서 귀국후 당 부총재로서 적극적으로 일할뜻을 비쳤고 당내 TK의 위상을 강화하고 자민련이 대구·경북에서 대약진하는 기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전의원의 사면복권으로 지방선거에서 약진한 자민련이대구·경북에서 더욱 세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박전의원에게 앞으로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정치적박해를 받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스로 정치적 활로를 개척해야 하는 입장에처했기 때문이다. 또 당내에서 TK위상 강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걷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자민련내 일부 인사들이 동참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세력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이고, 그의정치력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는 시각도 있다.

박태준 전최고위원, 박철언 전의원등 TK인사들의 사면복권을 당지도부에건의해온 민자당 최재욱의원(대구 달서을)은 "화합을 위해 당연한 일이며 속이 시원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치적 영향력은 속단할 수 없다. 시민의 동정이 사라질수 있고 정치적 인기가 올라갈지는 두고 봐야겠다"고 내다봤다.지역의 민자당 의원들은 당 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의 이같은 '구여권 끌어안기'조치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박전의원등 TK인사들의 사면복권으로 정치적부담이 사라지고 정면승부를 해볼만하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한편 문민정부 출범초기 사정태풍에 휩쓸렸던 이종구전국방장관은 대구에서 출마할 것으로 보이고 엄삼탁 전병무청장은 달성군 지역에서 출마가 유력해 총선 고지를 노리는 여타 인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어쨋든 이번 사면복권조치로 대구·경북 정치인들은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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