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는 다른 어떤 장르보다 의미있는 광복 50주년을 맞았다. 올해가 '미술의 해'로 지정돼 여느해보다 많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다 각종 국제행사에도 활발히 참가하고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국제무대에서도 '피동적 태도'가 '적극적 참여'로 바뀌는 전환기라고 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듯하다. 그 상징적인 이벤트는 올해 1백주년을 맞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의 한국관 건립과 전수천씨의 특별상 수상. 한국은 세계 미술시장으로 향하는 '직항로' 하나를 뚫게된 셈이다.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갤러리도올 등지에서 열리는 '북한미술의 오늘'전은 분단 50주년이기도 한 올해 특기할만한 또 하나의 전시회이다. 화랑이 공식 경로를 통해 마련한 첫 전시회로 조선화 유화 판화 스케치 등 1백44점이전시돼남북한이 오랜 단절의 벽을 허물고 교류를 확대하는 기회로 해석됐다.이만큼 오기까지 미술계가 겪은 어려움은 많았다. 평론가 33명이 뽑은 '한국미술 50년사의 10대 사건'만 보더라도 그 사정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제1회국전 개최'(1949년) '민중미술 15년:1980~1994년전 국립현대미술관'(1994년) '민전의 본격화'(1978년) '조선미술건설본부 결성'(45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이전'(86년) '서울대 이화여대에 미술학부 창설'(46년) '납·월북 예술인 작품해금'(88년) '박물관 미술관 진흥법 시행'(92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설치'(94년) '국전폐지'(81년) '민족미술협의회 결성'(85년)등 자취마다 갈등과 대립, 의욕과 성취 등이 담겨 있는 것이다.그러나 최선의 행보는 결코 아니었으며 해결해야할 과제도 산적해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학맥 인맥 지연으로 파벌을 구성, 나눠먹기식 공모전 운영과 전시, 조직등으로 실력보다 로비에 따라 평가받는 면이 적잖았다는 것.
전국적인 추세와 궤를 같이하는 대구미술계도 '현대미술의 발상지'라는 영예를 지녀왔으며 수채화의 메카였고, 추상회화를 처음 도입(주경의 '파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이즈음은 사실 위주의 구상미술 강세에 안주하는 경향이 짙어져 아쉽게한다. 서울을 제외하면 그 어느 곳보다 많은 미술인구를 지닌 대구가, 광주비엔날레를 부러운 눈으로 구경만 하지 않으려면새롭게 깨어나는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광복 50주년을 맞아 통일과 세계로 나아가는 우리 미술이 되려면 정부의미술계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미술인들의 자각에따른 실천이 함께 따라야된다는 처방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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