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강력사건발생으로 범죄조직과의 전쟁을 선포한 러시아에 이번에는 세기적 도난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8일 새벽 쿠드조프 거리에 있는 '쿠드조프 생가 박물관'에 도둑이 들어 1백80여점의 소장품을 모조리 잃어버린 것.쿠드조프 장군은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을 격퇴한 국민적 영웅으로 이 박물관은 그의 무공과 애국심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우리나라로는 마치 아산 현충사에 도둑이 든 셈이다.
단서 하나 남기지 않고 장갑에서 초상화, 심지어 직원 개인 비품까지 모두챙겨 달아난 이 뻔뻔스런 도둑들의 행동에 시민들이 분노한 것은 물론이고허술한 박물관 경비에 대해서는 더욱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쿠드조프 장군의 탄생 2백50주년으로 경축행사를 준비하느라 건물을 수리중이었고 때문에 경보장치도 꺼져있었다는 것이 박물관측의 해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도둑들은 단체 관광객을 위해 준비된 안내 카세트 테이프까지 가져갔는데 이것은훔쳐간 진열품의 값어치를 알기위해서라는 것이다.경찰은 또한 범인들이 경보장치가 사전에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점에 주목, 내부인중에 공범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1812년 나폴레옹과의 전쟁을 러시아에서는 조국전쟁이라고 부른다. 그만큼쿠드조프 장군과 이 박물관은 애국심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잃어버린 귀중한문화재도 아깝지만 국가를 지탱하던 정신적 가치가 퇴색해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와 당혹감 때문에 이번 사건은 러시아 사회에 더욱 큰 충격을 주고있다. 〈모스크바·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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