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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푸른나무(197)-도전과 응징(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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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와 타협이 안되니 찾아왔잖습네까. 당장은 돈이 없다며, 계 탈때까지 두달을 기다리랍네다""그럼 기다리면 될것 아뉴. 아줌마가 간다고 서방이 자리차고 일어날 것도아닌데"

연변댁이 덜썩 무릎을꿇는다. 짱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는다. 짱구를 올려다보며 애원한다. 눈에 눈물이 글썽하다.

"이부오리 이자를 쳐준다기에 전에 일한 식당에서 받은 돈까지 맡겼습네다. 이자는 관두고 원전만 오백만원입네다. 제발 원전이라도 받아주십시오.은공을 잊지않고 사례도 하겠습네다"

"은행에 넣어두면 되지 왜 개인한테 맡기긴 맡기슈. 은행이 뭐때메 있수.아줌마도 돈에 눈깔이 뒤집혔구려. 이자 많이 준다니 털썩 맡겼죠? 돈도 눈이 있다우. 돈이 지남철이오? 막 붙게. 돈 터지는 놈이나 사채놀이로 돈을붙이지"

"잘못했습네다. 한푼이라도 더 벌어 갈려구. 내 죄도 많습네다. 청년, 제발 어떻게 도와주십세요. 물설고 낯선 그땅 뿌리내려 살려구…. 객지 동포들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해주시구…"

순옥이도 그런말을 했다. 클럽에서 춤을 출때다. "물설고 낯선 땅에 몇푼벌어보겠다구 와서…" 옆에서 춤추던 흑인이 키들키들 웃었다. 짱구가 연변댁을 도와줬으면 싶다. 나는 그런말을 할 수가 없다. 인희엄마가 두렵다."지난번 그일을 키유가 맡아 내가 끼어들긴 했지만, 사실 난 그런 째째한일에 나서긴 싫수다"

"은혜를 잊지않고 사례를 하겠습네다"

"사례가 문제 아뇨" 짱구의 목소리가 비로소 눅어든다. "하여간 한국 종자들은 알아줘야 해. 문둥이 콧구멍에 마늘 빼먹기지. 불쌍한 해외 동포돈을갈취하겠다니"

연변댁이 비닐백에서 편지를 꺼낸다. 딸애 편지라며 짱구에게 내보인다.짱구는 편지를 받지 않는다. 연변댁이 어깨 들먹이며 흐느낀다. 측은하다."짱구형"

내가 불쑥 나선다.

"왜, 너가 해결해주겠다는 거냐?"

"해결해주겠다는 거야. 내 돈…"

내 돈은 채리누나가 보관하고 있다. 통장에다 적금을 넣는다고 했다. 나는그 돈을 연변댁에게 주고싶다. 그러면 연변댁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쨔샤, 웃기지마" 짱구가 나를 보고 피식 웃는다. 연변댁을 내려다 본다."아줌마, 돌아가슈. 사흘안에 해결해드리리다. 내가 나서지 않더라도 오백만원에 은행이자까지 챙겨 드리지"

연변댁이 깜짝 놀란다. 고맙다며 짱구에게 절을 한다. 사례를 하겠다고 말한다.

"사례는 관두슈. 백두산 구경갈 때 길안내나 해주슈. 그런날이 올는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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