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남북의 창'에서 흘러나오는 '미제의 각을 뜨자', '돌탕을 쳐죽이자'와같은 등골이 오싹한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북한은 이러한 선동적이고 호전적인 말을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거침없이 쓰고 있다. 아나운서들의 말소리는 대체로 톤이 높고 강한 웅변조이다. 북한의 말투가 격렬하고 투쟁적인 것은 그들이 언어를 혁명·건설과 투쟁의 강력한 무기로 도구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고운말'이란 '부르주아' 봉건주의적 언어표현으로, 혁명적 투쟁의식을 마비시키는 말투로 금기시하고 있다.북한의 문화어는 평양을 중심으로 한 표준어를 두고 말하는데, 이는 1966년 김일성의 교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들은 이 문화어가 "혁명적으로 세련되고 문화적으로 다듬어졌으며 당과 수령의 주체적 사상을 구현한 민족어"라고 찬양했다. 그러므로 국토가 통일되면 민족어인 문화어는 남북한이 함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일성의 1970년 교시에는 서울말에 대해서도 언급되었는데 그 골자는 "남존여비 사상과 썩어빠진 부르주아의 생활이 지배하는말이며 아양을 떠는데 쓰이는 코맹맹이 소리이며 국적없는 잡탕말"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투쟁적 선동적 호전적인 말투는 여러가지 면에서 드러난다.'내-뽑다' '내-밟다' '내-버리다' '내-흔들다' '드-솟다' '드-세차다' '드-설레이다' '지르-밟다' '지르-끼다' '지르-숙이다' '잣-쑤시다' '짓 마신다' '짓-부시다' '짓-조기다'와 같은 남한에서는 쓰지 않는 파생어가 곧잘 구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의를 강하게 하기 위해 무리하게 합성한 단어들로, '나가너부러지다' '나가 뻐드러지다' '나가곤드라지다' '나가번지다' '내리꼰지다' '내리다지다' '내리뻗다' '내리족치다'/'들이끼다' '들이떨다''들이울다' '들이찧다'/'쏴갈기다' '쏴눕히다' '쏴떨구다' '쏴지르다'등이눈에 띄며, '깨부수다' '타끓다', '옥붙다'도 우리에겐 생소하다. 이 밖에남한어에서 예사소리로 된 말을 된소리로 고쳐 강한 발음으로 쓰는 어례들도적잖게 볼 수 있다. '원쑤'(원수), '논뚝(논둑)' '복쑤(복수)', '속또'(속도), '꼬니'(고니) '쏙새'(속새)등이그러한 예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말은곧 전투이다. 〈경북대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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